증시하락 불구 1452억 유입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기관은 오히려 지수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저가 매수의 대상에 있어서는 차ㆍ화ㆍ정 등 기존 주도주와 내수주ㆍ중소형주 사이에서 각 기관의 판단에 따라 갈리는 분위기다.
5일 오전 10시 현재 외국인과 개인이 코스피에서 각각 1000억원, 4000억원가량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000억원 이상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가 15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주요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들의 증시 대응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제 충분히 가격 메리트가 생긴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 위주로 매수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며칠 사이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오히려 과대 낙폭 종목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CIO는 “시장이 빠지고 있으니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의 순매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운수장비 763억원, 화학 562억원, IT 454억원 등 3개 업종에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주식 규모별로는 총 순매수금액 1473억원 가운데 대형주에 1305억원이 집중됐다. 차ㆍ화ㆍ정과 IT 등 대형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다만 기관의 저가 매수가 차ㆍ화ㆍ 정에 집중된 것만은 아니다. 차ㆍ화ㆍ정의 가격 매력이 충분히 발생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모 운용사 관계자는 “자동차와 화학 종목이 이번 증시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단번에 크게 발생한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 CIO는 “차ㆍ화ㆍ정은 아직 조금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내수주냐, 중소형주냐 그런 것을 따지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