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충격에 글로벌 증시 휘청
미국이 재채기를 하자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몸살을 앓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8일(현지시간)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G7의 경제공조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증시는 낙폭을 더욱 키웠다.
8일 세계 증시 가운데 아르헨티나 지수가 전날보다 10.73%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이머징 마켓 가운데서도 거대 시장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컸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8.08% 폭락했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급락해 한때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고, 결국 2009년 4월 30일 이후 최저치인 4만866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8.08% 하락은 2008년 10월 2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브라질 지수는 이달 들어 16.85%가 빠졌다.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 지수도 7.84% 폭락하며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으로 송유관업체 찬스네프트, 니켈 생산업체 노릴스크 니켈 등 상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12%가량 폭락했다.
아시아 신흥국 중국과 인도도 허약한 체질을 드러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79% 급락했고, 인도 BSE30 지수 또한 1.82% 내려앉았다.
같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5.55% 하락한 1만810.33까지 밀렸다. 3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6.66%, 기술주 중심 나스닥은 6.9% 하락해 신흥국 낙폭 못지않았다.
유럽 증시가 상대적으로 하락 강도가 약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3.39% 내렸고, 프랑스 파리CAC40 지수는 4.68%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5.02% 급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재정위기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ECB는 국채 매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화 약세를 정부가 막은 일본의 경우 닛케이225 지수는 2.18% 하락하며 아시아 증시 가운데 건재를 과시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