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엇갈리는 코스피·코스닥 행보
외국인 자금이탈 집중연기금 추가매수여력 5조대
지수방어엔 역부족 평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걷다 10일과 11일 연이어 반등했지만 그 폭은 채 1%가 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이 8% 넘게 반등한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이유는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30%)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재정위기 우려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외국인에 맞서 지수를 방어하거나 회복시키기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 2일 이후 8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4조8102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2조140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의 43.7%가량을 연기금이 받아낸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동반 재정위기 우려가 지속, 심화하는 가운데 이어질 외국인의 추가 매도를 연기금이 과연 받아낼 수 있느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2007년 8월 미국 모기지 사태 이후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8조703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연말까지 순매도 규모는 8조500억원, 금융위기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고점을 찍은 2008년 말까지 코스피에서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44조4275억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 1순위로 꼽히는 국민연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적립금 약 341조원 가운데 60조4000억원가량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12일 기준 총 적립금 가운데 주식비중은 16%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올해 말까지 주식비중을 18%까지 높이기로 한 만큼 남은 추가 매수 여력은 7조원 안팎이다. 2007년과 단순비교한다면 연말까지 외국인의 매도(8조원)를 받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2008년과 같이 금융위기가 본격화해 외국인 자금이 연간 40조원 이상 이탈할 경우 연기금의 지수방어는 불가능하다. 내년 국민연금의 목표 주식투자 비중은 19.3%로, 현 주가 수준에서 추가 매수여력은 5조원 안팎이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구조 때문으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기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