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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공생발전과 한미 FTA
신자유주의 한계 지적하며

한미 FTA 조속처리 촉구

상충된 두 가지 주장

청와대 어떻게 풀지 궁금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ㆍ15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라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하며, 이젠 새로운 시장경제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장경제는 탐욕에서 윤리로, 자유에서 책임으로, 독식에서 상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자본주의는 여태까지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유방임에서 케인스식 자본주의로, 그리고 다시 신자유주의로 변해왔다. 그런데 이제 그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대통령이 인정하고 지적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쉽다. 그런데 경축사에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처리를 함께 당부한 것에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대표적 상품 중의 하나인 FTA를 동시에 역설했기 때문이다. 연설의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와 한계를 역설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주장하고 있으니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ㆍ미 FTA가 신자유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고, 신자유주의의 일부라고 인정한다면 왜 모순되는 두 종류의 주장을 동시에 역설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대통령은 한ㆍ미 FTA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순 속에서는 대통령의 의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한ㆍ미 FTA 비준을 위해서는 또 하나의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ㆍ미 FTA가 체결될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신용등급 강등과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재정적자 문제로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ㆍ미 FTA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약화된 미국의 위상과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FTA가 우리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일 과거처럼 이득을 가져다줄 수 없다면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말하고, 그럼에도 체결해야 하는 다른 이유를 설명해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여기서 미국의 경제위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미국의 위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미국의 위기는 금방 끝날 것이어서 미국 시장은 우리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신자유주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과 한ㆍ미 FTA를 체결하는 것,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분명히 하고 위기에 빠진 미국과의 FTA가 지금의 상황에서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국민에게 호소한다면 선거를 앞두고 선명성을 강조하는 야당의 반발과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진솔함이 진정한 해법이라는 사실을 청와대는 다시금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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