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일대에서 관측 사상 최강인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 이 지역이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로 분류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해마다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평균 1400회 가량 일어나고 그중 150회 정도가 규모 6.0 이상이지만 대체로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하는 미 대륙 서부쪽에 지진이 집중되는 편이다. 평소 지진을 겪어보지 않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주민들에게 규모 5.9의 지진은 충격으로 다가올 만한 일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이 지진관측을 공식기록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1974년 이후 워싱턴 일대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지난해 7월 메릴랜드주 락빌을 진앙으로 했던 규모 3.6의 지진이었다. 앞서 1996년에는 규모 2.3, 1997년은 규모 2.5 수준이었고 1990년 규모 2.6의 지진이 최대기록으로 남아 있다.
지난 해 이어 이 지역의 지진강도가 계속 경신됨에 따라 수도 워싱턴이 지진에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론 지난해 지진의 진앙은 워싱턴에서 북서쪽으로 35㎞ 떨어진 곳이었고, 이번 지진의 진앙은 워싱턴에서 남서쪽으로 148㎞ 가량 떨어져 더 먼 곳이기는 하다. 하지만 강진이었기 때문에 워싱턴에 미친 충격파는 지난해보다 훨씬 컸다.
USGS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일대에 미친 최초의 지진은 지난 1758년 4월24일 메릴랜드 애나폴리스를 진앙으로 한 지진이다. 이 지진파는 펜실베이니아 일대까지 파장을 미쳤다. 1828년 3월9일 워싱턴을 비롯한 동부 일부 주(州)에 발생한 지진은 큰 피해를 낳지는 않았지만 “워싱턴과 볼티모어에서는 지진이 격렬한 수준”이었다고 USGS는 표현했다.
그때의 지진은 당시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이 그날의 일기에 지진 상황을 묘사해둔 것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져 있다. 애덤스 대통령은 당시 일기장에 “오늘 저녁 난생 처음으로 지진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지진을 겪었다. 일기를 쓰고 있을 때 손 아래 책상과 마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마치 바람이 불 때처럼 창문이 덜거덕거렸고 파도 위에 있는 배가 울렁거리는 듯한 순간도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이 2분 가량 계속되다 진정됐다”고 지진의 강도를 적었다. 애덤스 대통령은 “그때가 밤 11시쯤이었는데 바로 글쓰는 것은 중단하고 침실로 갔다”며 “그때 침대에 있던 아내는 몹시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최악의 참사를 빚은 중미의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강진은 규모가 7.0 이었으며, 올해 봄 동일본 대지진은 규모 9.0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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