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오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후보의 영입을 사실상 포기했다.

손학규 대표는 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가진 박 후보와의 회동에서 그의 입당과 관련해 “해방시켜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으로서는 박 후보를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게 사실이기 때문에 박 후보에 대한 ‘포기’라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당은 박 후보와의 입당 조율 과정에서 투표에서의 ‘조직 동원력’을 유일한 협상카드로 제시해왔지만, 이번 경선을 통해 이마저도 시민들의 자발참여에 비해 폭발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 치명타를 입게 됐기 때문이다.

사의를 표명했다가 하루만에 복귀한 손 대표는 일단 이번 선거에서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박 후보의 전폭지원하되 선거 이후의 통합국면을 재기의 발판으로 노리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손 대표 등 당이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하며 매진, 박 후보의 승리를 이끌어낼 경우 향후 민주개혁진영의 통합 과정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는 손 대표가 그동안 야권통합을 자신의 대권행보의 시금석으로 간주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다.

한편 박 후보가 아직 시장으로 당선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당이 패배감에 젖어있다는 당 일각의 쓴소리도 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손 대표는 이날 박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대통합의 일환이고 힘을 합쳐 승리한다면 그 자체가 대통합정신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잘 치르면 야권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민주당을 ‘더 큰 민주당’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의 입당 논의는 이번 선거 이후로 연기된 셈이다.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올 연말까지 야권의 통합정당 추진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절차를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입당은 본인이 판단할 문제이고, 굳이 우리가 얘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나중에 어차피 서울시장이 워낙 큰 시장이기 때문에 결국 정당구조에서 일을 해야되기 때문에 나중엔 입당을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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