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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비올때 우산뺏지 말라”…금융권에 약자 배려 압력
비상경제대책회의 내용·의미
고통분담·솔선수범 강조

실물경제 전이 차단위해

‘게이트키퍼’ 역할 주문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오전 ‘글로벌 재정위기 극복’을 주제로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금융산업의 차별화된 역할”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활동 지원”을 통한 위기 대응과 함께 “일자리 등 약자에 대한 배려”를 동시에 당부했다.

재정위기의 여파가 국내 실물경제로 본격 전이되기 전에 금융업종이 확실한 ‘게이트키퍼(관문을 지키는 사람)’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임과 동시에 공생발전 차원에서 금융권의 고통 분담과 솔선수범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간 금융수장이 대거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우리는 위기에 철저히 대처하면서도 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금융권의 공적 기능과 역할을 강조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금융기관이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거나 “중소기업 서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부탁한다”거나 하는 등의 발언이 모두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어려운 지금 수출과 기업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우리가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금융권이 자체 수익에 매달리지 않고 공익 차원의 수출금융 지원에 적극 나설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실물경제로의 위기 차단과 함께 위기의 조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출에 비상이 걸릴 경우 글로벌 재정위기가 급속히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늘 참석자도 글로벌 위기의 충격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맞춘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위기일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어려운 사람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약자층에 있는 사람은 우리 사회가 의무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의지를 한 번 다져보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약자 배려 발언은 미국인의 ‘월가 점령’ 시위를 계기로 금융자본의 탐욕이 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이나 서민의 고충을 외면한 채 수익 극대화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정치권의 잇단 지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은행은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10조원대의 순이익을 거뒀고, 17개 증권사의 4~6월 영업이익도 작년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위기와 고물가 등에 신음하는 서민이 금융권의 초우량 실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겠느냐”면서 “예전처럼 정부가 개입할 수는 없다. 공생발전 차원에서 민간 스스로 이런 문제를 살펴야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로는 이례적으로 8대 금융지주회장을 모두 참석시킨 것도 앞서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권 수장의 인식전환과 공생발전에 대한 솔선수범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춘병 기자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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