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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안 옷차림에 새치머리’ 예쁜 정치인 대신 살림꾼 택한 나경원
부슬비가 내린 14일 오전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만난 출근길 직장인들의 입에서는 뜻 밖의 놀라움과 함께 “역시 예쁘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나 후보와 악수를 하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약간의 부끄러움과 뜻 밖의 설래임도 엿볼 수 있었다.

공식 선거 운동 이틀째를 맞이한 나 후보의 유세 스타일은 ‘유권자가 있는 곳을 찾아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으로 요약된다. 같은 옷을 입고 어깨띠를 두른 수십명의 유세원, 수십개의 확성기가 달린 커다란 유세차 대신, 사람들이 몰려있는 시장통과 상가, 길거리에서 악수하고 인사말을 건네는게 선거 운동의 전부다.

이날 오전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비까지 내린 바쁜 출근길에 많은 사람들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나갔지만, 나 후보는 계속해서 인사하고 악수를 건냈다.

이 같은 선거운동은 나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거리감’을 ‘친근함’으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수수하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나 후보와 악수하고 인사한 사람들에게 “예쁘고 말 잘하는, 일반인들과는 거리감 있는 정치인”의 선입견을 깨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는데 이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현장의 반응도 “예상보다 좋다”는게 나 후보를 수행하는 당직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분 단위로 진행되는 바쁜 일정 속에서 빼놓지 않는 ‘1일 1봉사 유세’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3일 어린이 대공원 인근 식당가에서 청소 봉사활동을 한 데 이어, 이날에는 종로의 한 노인복지센터를 방문, 점심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말하는 유세보다 듣는 유세에 초점을 맞춰 서민의 애환을 체험하고, 유권자들에게 바짝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또 ‘두 자녀를 둔 주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주거와 교육, 물가 등 실 생활 문제를 누가 더 잘 해결할 수 있는가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나 후보가 살림꾼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며 “알뜰살뜰 서울시정을 챙기고 서울을 살리겠다는 뜻을 함께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나 후보의 새 이미지 심기 노력은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단색 셔츠와 밝은색 운동복 자켓, 편한 면바지는 서울시장 후보 나경원의 트래이드 마크가 됐다. 또 때로는 새치 머리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40~50대 주부들에게 “나도 당신과 똑 같은 세대의 주부”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최정호ㆍ손미정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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