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방향이 잘못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4대 불가론’을 제시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및 5부 요인 오찬간담회에 참석, ”한·미 FTA에 대해 국가적, 사회적, 그리고 의회 차원의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손 대표는 미리 준비한 A4용지 5장 분량의 ‘한·미 FTA 국회 비준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 자료를 낭독했다.

그는 먼저 ”국빈 방문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환대를 받은데 대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축하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은 한미간 튼튼한 우호관계는 양 국민의 상호이익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하지만 양국간 이익 균형을 상실한 ‘손해보는 FTA’, 피해 국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흡한 ‘준비 안 된 FTA’,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어려움이 되고 재벌기업과 일부 수출산업에만 도움되는 ‘부자중심의 FTA’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미 FTA에 대해 ”연방법 또는 각 주법이 FTA협정보다 우위에 있는 미국과달리 한국은 한·미 FTA가 모든 국내법에 우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헌법보다 위에 있게 된다“며 ‘주권 침해 FTA’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특히 ”대통령 스스로 헌법이 명시한 3권분립을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며 ”만일 정부 여당이 야당의 동의 없이 한·미 FTA 비준안을 단독으로 강행처리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또 다른 훼손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