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창원을 등 약세 평가
민주 “최소 2곳” 기대감
진보는 울산 바람몰이 나서
경상남도는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민주통합당이 제1 야당이긴 하지만 최철국 의원(김해을)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7개 지역구(18대) 가운데 민주당 지역구는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의원(사천)과 권영길 의원(창원을)이 2곳을 차지하며 야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새누리당은 ‘수성’을, 민주당은 ‘공성’ 입장을 피력하는 이유다.
울산(지역구 6곳)에선 새누리당 후보들의 우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외연을 넓히기 위해 던진 통합진보당 조승수 의원의 승부수 성공 여부가 지역 정가의 관심거리다.
새누리당은 10곳 이상에서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전통적인 새누리당 성향의 유권자가 30%가 넘고 공천도 민주당에 비해 확연히 잡음이 적다는 것을 그 이유로 꼽는다. 다만 돈봉투 사태로 불출마를 선언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 양산과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고 있는 거제, 권영길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만큼 야성이 강한 곳으로 평가받는 창원을이 다소 약세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최소 2곳, 최대 9곳까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여당 성향이 워낙 강한 곳이긴 하지만 ‘노풍의 심장’ 김해을을 기반으로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과 야권단일화로 ‘1대1’ 구도를 만들어내면 예상보다 많은 의석수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백두현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은 “경남은 확실히 민주당이 열세 지역”이라며 “다만 새누리당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경합지역에서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1차 당면 과제는 야권단일화다. 그러나 13일 현재까지 야권 단일 후보가 확정된 곳은 진주을(강병기ㆍ통합진보당)과 밀양창녕(조현제ㆍ민주당) 단 두 곳뿐이다. 야권단일화가 끝내 결렬될 경우 우세 지역구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경남 정가의 분석이다.
특히 거제의 경우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 민주당 모두 ‘우리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며 각을 세우면서 야권단일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창원갑에서는 김갑수 후보(민주당)와 문성현 후보(통합진보당)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구별로는 사천ㆍ남해ㆍ하동의 표심이 관심의 핵으로 떠오른다. 19대부터 지역구가 없어진 남해ㆍ하동 주민들의 불만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이다. 특히 현역 의원 두 명(여상규ㆍ강기갑)에 사천 출신의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까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치 앞을 예상키 어렵다.
진주갑도 흥미롭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인해 탈당한 최구식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밝힌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진주의 미래를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새누리당은 박대출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공천했고, 윤용근 전 경남도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야권은 정영훈 후보(민주당)와 이경규 후보(통합진보당)의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해갑의 경우 지역명문인 김해고의 1년 선후배 간 싸움이 지역 정가의 귀를 쏠리게 하고 있다. 현역인 김정권 새누리당 의원에 맞서 민주당은 불과 44세에 장성이 된 민홍철 전 법무관을 후보로 선정했다. 민 전 법무관은 김해고 동문회장 출신으로 김 의원의 1년 후배다.
울산도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지역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울주지역(무소속 강길부) 1곳을 제외하고 울산지역 5개 선거구를 싹쓸이했다. 이후 북구 재선거에서 조승수 의원(통합진보당)이 당선됐지만 여당 성향이 강한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의 울산지역 최대 관심사는 조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북구)를 양보하고 남구갑에 출마해서도 당선이 되느냐는 것이다. 조 의원의 승부수가 통하고 북구에서도 야권 단일후보가 이길 경우, 울산에선 두 명의 진보당 의원이 동시에 배출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