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라인 자원외교 올인 왜?
영포라인이 이번 정권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단연 자원외교다. 2009년 6월 정치일선 후퇴를 선언한 이상득(SD) 의원은 자원외교 ‘올인(all in)’을 선언한다. 두 달 후 자원외교 특사가 됐다. 총리실 사찰 파문에 휩싸였던 박영준 전 차관이 논란의 와중에 둥지를 튼 곳도 자원개발 주무부서인 지식경제부다. 왜 자원외교일까.MB는 중동 전문가다. 현대건설 근무시절부터 중동과 인연이 깊다. 이 때문에 취임 초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가 급등을 경험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 기술을 중동 등에 수출하고 대신 원유를 확보하는 전략도 치밀하게 펼쳤다. 하지만 중동 외 남미나 아프리카 등 자원이 풍부한 다른 대륙에 대한 접근은 중동만큼 강하지 못했다. SD는 바로 이 점에 착안 새로운 자원시장을 개척하기로 한 셈이다.
SD는 그의 책 ‘자원을 경영하라’에서 자원외교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현직 대통령의 형이다. 진실 여부를 떠나 논란의 발생 이유와 책임은 나에게 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원 신분을 버릴 수는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기업경영 경험과 국회에서 경제통상 경험이 많다. 오해에서 벗어나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되 자발적이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 바로 자원외교다.”
영포라인의 대주주 SD가 움직이자 박 전 차관도 함께 움직인다. 2010년 8월 불법사찰 배후자로 지목된 와중에도 박 전 차관은 총리실에서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청와대와 총리실을 거치며 현 정권의 토대를 세우고, 권력구조까지 안정시킨 후 본격적인 치적 쌓기에 나서기 위해 MB-SD의 자원외교 실무를 도맡은 것이다.
물론 현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해서는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특히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건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무리한 자원개발 계약 등은 세간의 비판이 거세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자원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원외교를 국정의 현안으로 격상시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고, 영포라인은 핵심적 역할을 했다. MB의 측근답게 자원전쟁의 가장 선봉에 나선 것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