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이어 늑장개원 불안감
여ㆍ야가 상임위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법적 시한인 6월 5일 19대 국회 개원이 불투명해졌다. 상임위원장 배분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새누리당은 ‘개원부터 하자’고 민주통합당 측에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23일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과의)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 상임위 구성이 안 되더라도 의장단 선거만 치러지면 개원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임위 구성 때문에 개원이 늦춰지는 것보다는 개원부터 하고 상임위 인선은 시간을 두고 논의해 보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도가 불순하다. 하루면 상임위 논의가 마무리 지어질 수 있다. 지금 10일 넘게 남았다”며 “상임위 구성이 되지 않을 것을 가정해 의장단을 먼저 뽑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첫 본회의는 임기 개시(5월 30일) 후 7일 내에 열어야 한다. 국회의장단 선출도 이때 이뤄진다. 그러나 국회는 현재까지 이를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았다. 18대 국회 때는 의장단 선출까지 41일이, 상임위장 선출에는 88일이 걸렸다. 19대 국회 역시 핵심 쟁점사항에서 의견 충돌이 빚어지며 구태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7일과 18일 단 두 차례만 만났을 뿐 추가적인 협상 진행은 되지 않고 있다. 전화 통화도 서로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이 제시한 언론사 국정조사와 상임위 증설 카드를 새누리당이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민주당도 ‘개원부터 하자’는 새누리당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상임위 구성 논의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법사위원장직을 요구하며 윤리위원장직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직은 기존대로 야당이 갖되, 국토위원장, 문방위원장 등 4곳의 상임위원장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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