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K-2 소총 보급이 ‘너무 잘’ 원활하게 진행되고, 군에서 추가 소요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생겨났다.
K-2 소총을 만드는 S&T모티브 측은 지난 3일 국방부가 내년부터 더 이상 K-2 소총을 수급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K-2 소총. |
군은 K-2 소총을 2014년 4만정, 2015년 5만정, 2016년 6만정 등을 지속적으로 수급해 왔고, S&T 역시 이런 군의 소요를 맞추기 위해 매년 평균 약 5만여정을 생산해왔다. 그런데 내년부터 갑자기 K-2 추가 수급대책이 없어지면 국내 유일의 소총 생산업체로서 약 450여명의 전문 생산인력을 보유한 S&T모티브가 경영난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국방부는 지난 4일 입장 자료를 통해 “전시를 고려해 동원예비군용과 초기 피해를 고려한 비축량도 모두 확보했다”며 “K-1, K-2, M16 소총을 총 230만정 이상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K-2 소총 사업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현역용 M16 소총과 향토방위 예비군 칼빈 소총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올해 말까지 현역 장병은 전원 K-2 소총을 운용하게 되고 예비군은 전원 K-2 소총이나 M16소총을 사용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내년부터는 매년 약 3000정 가량의 노후된 총기 교체 소요와 매년 약 2만정 상당의 정비를 위한 수리 부속 관련 예산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군의 입장에 대해 S&T모티브 측은 군이 기존 K-2 소총을 개량한 K2C1 소총을 개발해 놓고도 보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개발한 지 약 30년 이상 지난 K-2 소총 보급에 머물러 있고, 성능이 개량된 소총 보급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은 올해 신규 보급되는 6만정의 K-2 소총을 신형인 K2C1으로 처음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K2C1 소총 역시 보급되지 않는다.
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K-2와 K2C1의 가격은 비슷한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S&T모티브는 43년 전인 1973년 국방부 조병창으로 설립돼 소총을 생산하기 시작한 국내 유일의 소총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연간 10만정 이상의 K-2 소총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450여명의 전문 생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K-2 소총은 물론이고 K-1 기관단총, K-3 경기관총, K-4 고속유탄 기관총, K-5 자동권총, K-7 소음기관단총, K-12 기관총, K-11 미래형 복합형 소총, K-14 저격용 소총, K-201 유탄발사기 등 국내 생산된 거의 대부분의 개인화기가 S&T모티브에서 생산된다.
차량에 탑재돼 대공용 화기, 또는 거점제압용 화기로 사용되는 K-6 중기관총 역시 S&T모티브의 계열사인 S&T다이내믹스가 제조한다.
국내 유일의 소총 생산업체가 소총의 원활한 보급으로 위기에 직면한 아이러니한 상황.
올해까지 예정된 K-2 사업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군 역시 이 문제에 대해 고심 중이다.
군 관계자는 5일 “방위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업체의 운영 유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의 소총 전력화계획이 최초부터 2016년 말 종료되는 것으로 이전의 중기계획에 공지가 되어 업체가 준비를 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군은 업체의 준비 시간 등의 부분을 고려해 향후 전력화 계획, 필요한 노후 교체 수량을 업체와 확인해서 최소 유지 등의 부분을 같이 고려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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