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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민간에선 日전범기 퇴치 캠페인.. 해군은 묵언수행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일본 축구 대표팀 유니폼, 나이키 에어 조던 시리즈의 공통점은? 일명 ‘욱일기‘로 불리는 일제 전범기를 제품 디자인에 사용했다가 우리나라 여론을 발칵 뒤집은 주범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민간 차원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일본 전범기 전 세계 퇴치 캠페인‘을 벌여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은 해당 제품에 사용된 전범기 디자인에 대한 항의 표시로 FIFA 회장과 나이키 사장 등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서 교수는 지난 3월부터 5월 초까지 2달간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일본 전범기 디자인 실태 조사에도 나섰다.

조사 방법은 조사 인력과 재원에 한계가 있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메일 등을 통해 전 세계 재외동포들로부터 제보를 받는 방식을 썼다.

예상 외로 전 세계 재외동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달간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일본 전범기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는 장면이 서 교수에게 쇄도했다.

일본 전범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에 비치된 관광 팸플릿, 호주 시드니의 일부 다이소(Daiso) 매장, 수제 버거로 유명한 영국 바이런(Byron)의 신제품 ‘번질라(Bunzilla)’, 이탈리아의 대표적 커피메이커 브랜드 비알레티(Bialetti) 등에 일본 전범기 문양이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 교수는 “그렇게 제보받은 일본 전범기 디자인 사용 사례가 총 40여건에 달했다”며 제보받은 모든 회사의 홍보 담당자 연락처를 수소문해 항의 서한을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당시 서 교수는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에 일본 전범기 퇴치를 위한 광고를 게재하고, 전범기 퇴치를 위한 영어 동영상 CD 등을 묶어 항의서한을 보낼 계획도 세웠다.

그야말로 정부나 공공기관 등의 도움없이 민간 차원에서 개인이 일본 전범기 퇴치를 위해 사력을 다한 것이다.

서 교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메일(bychoi@ygeneration.co.kr)을 통해 계속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또 해외 현지 유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전범기 사용 업체 등과 접촉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런데 우리 해군은 지난 24일 일본 전범기를 단 일본 군함이 해군의 진해항에 입항해 논란이 불거져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군함은 25일부터 진해와 제주도 일대에서 열리는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참가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는 일명 ‘욱일기’로 불리는 전범기를 군기(軍旗)로 사용하고 있다. 진해항에 입항한 일본군함은 떳떳하게 전범기를 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우리 해군은 ‘문제가 없다’며 침묵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함정은 국제법상 자국 영토로 간주도고 있어 한국 해군이 일본에 욱일기를 달지 못하게 하는 건 주권침해에 해당한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 함정 앞에 해군기를 달고 뒤에 태극기를 다는 것처럼 일본 역시 해군기로 쓰는 욱일기를 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에서는 일본 전범기 퇴치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해군은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교육사령부 등이 있어 해군의 산실로 불리는 진해항에 전범기를 달고 당당히 입항하는 일본군함 앞에 담담히 묵언수행을 할 뿐이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임진왜란 당시 12척으로 일본 군함 133척을 맞아 결연히 맞서고 있는 이순신 장군을 찾아가 해군의 침묵을 일러바치고 싶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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