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정상각도로 발사됐다면 1000㎞ 이상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SLBM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북한 SLBM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탄도미사일의 장거리 비행에 반드시 필요한 단분리 기술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2단으로 구성된 북한 SLBM은 고체연료로 채워져 있으며, 1개단이 모두 연소할 때까지 약 1000㎞를 날아간다. 1개단이 분리되면 나머지 1개단으로 또 약 1000여㎞를 비행할 수 있어 SLBM의 최대 사거리는 약 2500㎞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번 발사에서 연료가 실전과 같은 수준으로 충전됐다면 2500㎞를 날아갈 수도 있었을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설명= SLBM 발사 장면] |
이날 발사된 북한의 SLBM은 최대 사거리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추력을 보여준 셈이다.
SLBM이 정상 각도에서 발사되면 고도는 300~400㎞를 유지하며 마하 10 전후의 속도로 약 2000여㎞를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사된 것은 높은 각도로 발사돼 400㎞를 훨씬 뛰어넘는 고도까지 올라갔고, 그 대신 비행거리는 500㎞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렇게 고각으로 SLBM을 발사한 이유는 일본 등 주변국의 영토에 떨어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SLBM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수단 미사일은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이라는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추진력 강화를 위해 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하는데 노즐에서 문제가 생겨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되면 점화된 분사구 불꽃과 만나 순식간에 연료통이 폭발을 일으킨다.
반면, SLBM은 무수단 미사일처럼 구 소련의 SS-N-6 미사일을 원조로 개발됐지만 고체연료를 쓴다.
북한은 원래 SLBM에도 무수단처럼 액체연료를 사용해 왔지만, 액체연료의 폭발 위험성을 감안해 잠수함용 미사일인 SLBM에는 최근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 바다 속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의 특성상 폭발 위험성이 높은 액체연료를 배제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무수단에 이어 SLBM 발사까지 성공 단계에 도달해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 역량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북한 지역 서해바다 등에서 SLBM을 발사할 경우에는 우리 측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등이 북측을 향하고 있어 SLBM이 탐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잠수함에 탑재돼 남해나 동해에서 발사될 경우에는 우리 측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비해 군 당국은 동해나 남해에서의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쪽에서 날아는 SLBM의 속도는 마하 10 전후로, 이론상 사드는 마하 14까지의 적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가능하지만 북한이 SLBM을 운용할 때는 우리 후방 지역에서 운용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패트리엇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SLBM의 전략적 중요성은 2차 핵공격 무기라는 점 때문이다.
개전 초기 양측의 핵폭격이 있은 뒤 2차 핵공격을 할 수 있는 나라가 핵전쟁에서 우세해지는데 SLBM이 있으면 1차 핵폭격 후 해저의 SLBM이 2차 핵공격에 가장 용이한 수단인 것이다.
SLBM 개발 단계는 지상사출, 수중사출, 비행시험, 잠수함 실제 사격을 통한 명중시험, 실전배치 순이다.
북한이 이번에 비행시험을 통과한 만큼 명중시험 또는 실전배치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07년 시험발사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바 있다.
이번 발사로 북한 SLBM은 실전배치될 경우 그 유효성에 대한 물음표가 붙긴 하지만, 실제적인 위협으로 간주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