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의 높은 가격은 오래된 논란 거리다. F-35는 아직 최종 완성본이 나오지 않은 개발 단계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나라가 F-35를 수입해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해 생산단가가 낮아진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제적 경기 침체로 F-35 수입 계획을 철회하는 국가들이 속속 나오면서 F-35의 가격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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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록히드마틴이 생산하는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자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계획과 관련해 비용 문제를 빌미로 삼아 공개적으로 딴지를 걸었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F-35 (구매)계획과 비용은 통제 불능”이라며 이 무기구매 계획에서 “수십억달러가 절약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또 트위터에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이후에 군사 부문과 다른 부문의 구매 비용을 절약할 것”이라고 단호히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 발언에 국방과 정치 분야는 물론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항공모함 등 미국의 다른 대규모 방위사업에도 트럼프가 본격적인 비용 절감의 칼을 들이댈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이젠하워 전 美대통령의 예언 “군산복합체를 주의하라”=앞서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961년 1월 17일 미국 전역에 TV로 중계된 이 연설에서 미국의 전쟁영웅인 아이젠하워는 역설적이게도 “군산복합체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그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회득하지 못하게 감시해야 한다. 잘못 주어진 권력의 재앙적 번성은 이미 시작되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며 군산복합체가 초래할 미래의 위험을 예언했다.
미국에서도 ‘슈퍼리치’로 손꼽히는 트럼프가 미국의 군수산업에 칼을 들이댄다면 그 파장은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자신의 막강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지난 196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퇴임 이후 군산복합체에 맞선 최초의 대통령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트럼프의 F-35에 대한 이런 언급으로 이날 뉴욕증권시장에서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2~3% 가량 하락했다.
미국의 국방 전문가들 또한 트럼프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트럼프의 딴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당국은 2001년 처음 F-35 구매 비용을 책정할 때 총 비용을 2330억달러(약 270조)로 정하고 이 금액을 상한선으로 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그러나 현재 총 비용은 1조4000억달러(약 1642조원)로 5배 이상 뛰었다.
F-35 가격이 높다는 비판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미국의 일부 국방 전문가들은 F-35 비용 논란에 대해 꾸준히 제기돼 온 해묵은 논란일 뿐,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의 노력으로 비용이 꾸준히 절감돼 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3년 기준 F-35의 1대당 단가는 1억1200만달러(약 1300억원)였지만, 현재는 9600만달러(약 1120억원)로 낮아졌다.
앞서 지난 6일 트럼프는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의 신규 제작비용이 40억달러(약 4조6600억원)까지 올라가자 “통제 불능”이라며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트럼프 측 분위기를 고려할 때 앞으로 F-35, 에어포스원에 이어 제럴드 포드급 항공모함 등 다른 미국의 대형 군비증강 계획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방부가 5년간 1250억달러(약 145조원)의 국방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도 예산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묵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또한 과도한 국방비 논란…군산복합체는 반격 개시=트럼프의 이의 제기와 미국 언론의 과도한 국방예산 비판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미국은 어쨌든 국방비 논란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군산복합체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반감을 갖게 되고, 거대한 군산복합체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트럼프의 국정 수행에 반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록히드마틴은 이미 트럼프 측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F-35 사업으로 미국 45개 주에 14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프 바비온 록히드마틴 수석부사장은 F-35 전투기에 대해 “비슷한 성능의 기종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 편”이라며 트럼프 주장을 일축했다.
이런 정계와 재계의 반격 등을 우려해 트럼프가 오히려 F-35 세일즈맨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국방 전문가들은 F-35 단가를 낮추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F-35의 해외 세일즈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시각에 찬성하는 정치인들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존 매케인(공화당, 애리조나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이미 예산을 배정한 사업이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취소될 수는 없다”면서 “내년이나 그 이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트럼프)가 구매량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은 그동안 미국에서 대규모 군비증강계획에 드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미국 의회는 F-35 63대 구입 비용 약 108억달러(약 12조원)를 최근 처리한 내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시켰다.
한편, 지난해 미국 해병대에 이어 지난 8월 미 공군도 F-35에 대해 실전에 투입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하는 ‘초도작전능력’(IOC)을 선언했다.
우리 공군도 2018년부터 4년간 모두 40대의 F-35A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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