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전서 약점…유로파이터에 패배한 적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F-22가 한반도에 떴다.
F-22가 뜨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부 행사를 자제한다고 알려진 그 최신예 전투기다.
일각에서는 F-22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호위 작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와 군 당국은 F-22의 방한이 예전부터 계획된 한미 공군 연합훈련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F-22 비행 장면 [사진=서울 ADEX] |
2일 군 당국에 따르면, F-22 랩터가 오는 1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맥스썬더)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현존 세계 최강, 무적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는 지난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이후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참가한 바 있다. 또한 2015년과 2017년 서울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해 그 위용을 일반에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 사령부가 주관하는 이번 훈련에는 우리 측 F-15K와 미측 F-22, F-16 전투기 등 항공기 100여대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공군은 실전을 상정해 한미 연합작전능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광주 기지에 도착한 F-22는 총 8대로 알려졌다.
▶현존 최강, 무적의 전투기 F-22 방한=F-22는 세계 전투기사의 제5세대 전투기 시대의 서막을 연 현대 첨단과학의 집결체다. 기존 4세대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이면 F-22 1대가 100대 이상을 제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공군이 운용한 전투기가 대부분 4세대~4.5세대 전투기다.
우리 공군의 F-15K, KF-16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속도 마하 2.0에 달하는 초음속의 기동성, 첨단전자항법과 유도무기를 탑재해 폭격기와 전투기의 임무를 겸하는 멀티롤 전폭기가 4세대~4.5세대의 특징. 4.5세대는 4세대 하드웨어에 첨단 소프트웨어를 결합, 성능을 발전시킨 전투기다.
5세대인 F-22는 4~4.5세대를 모든 면에서 압도한다.
속도와 무장능력은 물론, 4.5세대에는 없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본질적으로 차별화했다.
같은 편 전투기와의 네트워크 능력을 기반으로 구식의 전투기 편대비행 전술에 구애받지 않는다. F-22 편대 중 단 한기만이라도 적기를 탐지하면 다른 무전 없이도 포착한 적기 정보를 다른 F-22가 자동으로 알게 돼 유리한 위치의 기체가 즉각 적기를 격추할 수 있다.
아군 지휘통신 체계를 무력화하는 적의 전자기 공격에 대항할 수 있는 전자전 능력도 갖추고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근접전서 유로파이터에 패하기도=F-22가 만능은 아니다. 질 때도 있다. 원거리에서는 무적이지만, 근접전에서는 허점을 드러낸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열린 모의공중전에서 F-22는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와 근접전을 벌여 패배했다.
이 때문에 우리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 과정에서 유로파이터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유로파이터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4개 나라가 자존심을 걸고 공동 개발한 전투기다.
우리 군은 차세대 전투기로 F-35를 낙점했다. 군사력 증강 예산 약 8조원을 투입해 F-35 40대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0대씩 들여온다.
F-35 역시 F-22와 같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하지만 F-35는 5세대 전투기 중 보급형(로우급), F-22는 고급형(하이급)으로 분류된다. 미국은 F-35를 우방국에 수출하지만, F-22는 추가 생산하지도 않고 수출하지도 않는다.
5세대 F-22와 F-35의 관계는 우리 공군의 4세대 전투기 F-15K와 KF-16과 비슷하다.
현재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는 4세대 고급형, KF-16은 4세대 보급형으로 분류된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는 4세대 전투기 중 현존하는 동북아 최강 전투기로 불렸지만, 최근 주변국에서 5세대 전투기를 잇따라 도입하며 왕좌에서 물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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