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했다. [사진=국방부] |
-한국, 일본 자위대의 전범기 사용 지적
-‘적반하장’ 일본, 한국에 유감 표명
-‘독일 본받으라’는 주변국 조언 무색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일본의 전범기 사용 의지를 지적한 한국에 일본 측이 오히려 유감을 표명하며 적반하장격으로 나왔다. ’2차 대전후 진심으로 사과한 독일을 본받으라‘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귀로 흘려듣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상이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불거진 일본 자위대의 전범기 게양 논란과 관련해 서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국방부 측은 이와야 방위상이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정경두 장관에게 ‘욱일기 게양 문제로 일본 군함이 제주 관함식에 참가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국방부 측은 “(일본이 전범기 관련) 자국 규정에 위반되는 것을 (한국 측이) 요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서 “정 장관은 모든 참가국이 동의한 국제관함식 룰을 제안했는데 일본 측이 룰을 지키지 못하겠다면서 불참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전범기 게양을 문제 삼은 한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한국은 공지된 국제관함식 룰에 이견을 보이며 불참 결정을 내린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제주 국제관함식 주최측인 한국 해군은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참가국에 관함식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해상사열에서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나라 대다수는 이 룰에 동의했으나, 일본 측은 자국 규정은 일장기와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욱일기)를 함께 다는 것이라며 이 제안을 거부했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사용한 깃발이다.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의 원자폭탄 폭격을 맞고 항복하면서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자 전쟁범죄 국가가 됐다. 전쟁 후 일본군이 저지른 각종 잔악한 범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 명목으로 셀 수 없이 잡혀간 사실 또한 일본의 전쟁범죄 중 하나로 뒤늦게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등 자신들이 전쟁 중 저지른 전쟁범죄와 관련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전쟁범죄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전쟁범죄를 저지를 때 사용한 전범기를 계속 쓰겠다는 적반하장격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 역시 일본 자위대의 전범기 사용을 옹호하고 있다.
앞서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와야 방위상이 전날 싱가포르에서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정경두 장관에게 전범기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며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또한 한일 국방장관 회담 전인 19일 한중일 국방장관회담에서도 한국의 정경두 장관에게 제주관함식 관련 일본 측 불참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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