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국방예산 270조..상승폭 가파르게 증가
-북한위협 대응 ‘한국형 3축체계’ 예산 오히려 확대
-국방부 “북한+잠재적 위협으로 적용대상 확대”
한국군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국방부] |
[사진=국방부]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상호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앞으로 5년간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국방예산 연평균 증가율이 4.9%였으나, 향후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7.5%로 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방비 46조7000억원은 내년 50조3000억원, 2021년 54조1000억원, 2022년 57조8000억원, 2023년 61조8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한다.
5년간 총 270조7000억원 규모가 투입되는 것으로, 군사력 증강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는 94조1000억원, 기존 군부대 인력 및 장비 운영 및 장병복지 개선 용도의 전력운영비는 176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일단 정부는 북한 위협 대응에 집중했던 과거를 벗어나 북한 포함 주변의 잠재적 위협에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토대로 지금보다 국방예산을 더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국방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전 정부 때 만든 ‘한국형 3축체계’를 ‘핵 WMD(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로 변경하고 향후 5년간 관련 예산을 30% 증액했다.
국방중기계획은 향후 5년간의 군사력 건설 및 운영 방향이 담긴 청사진으로, 국방부는 이를 매년 세우며 변화된 정세와 정책을 반영해야 한다.
‘2019~2023 국방중기계획’은 규정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세워야 했지만, 해를 넘겨 11일 발표됐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과거에도 정권교체기에 국방중기계획이 뒤늦게 발표된 적이 세 번 있었다.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2.0을 확정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변화된 정세를 반영하려다 보니 예정보다 늦게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북 방어 및 응징 위한 한국형 3축체계 확대..명칭은 변경=국방부는 중기계획 발표와 함께 기존 한국형 3축체계 용어를 ‘핵 WMD 대응체계’로 교체하면서 3축체계 구성 개념인 킬체인(도발원점 선제타격),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KMPR(대량응징보복체계)도 각각 ‘전략표적 타격’, ‘한국형미사일방어’, ‘압도적 대응’으로 변경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핵 WMD 대응체계 관련 예산은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 32조원이 반영됐다. 2018~2022년 국방중기계획 대비 30% 정도 증액된 것이다.
국방중기계획 예산 증가 요인은 핵 WMD 대응체계 등 계속 사업의 연부액이 늘었고 전술지대지유도무기-2, 항공통제기 2차, 탄도탄작전통제소 성능개량, 천무유도탄-2, 장사정포요격체계 블럭-1, 전자전기 등 10여개 신규 사업이 반영된 결과다.
‘계속 사업’이란 다년간 진행되는 기존 사업으로, 연부액 증가는 ‘계속 사업’에 투입되는 당해년도 예산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형 3축체계는 2020년대 초반 구축 완료될 예정이었다.
국방부는 이름이 바뀐 핵 WMD 대응체계 역시 3축체계와 마찬가지로 2020년대 초반에 구축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핵 WMD 대응체계 중 ‘킬체인’을 구축하려면 군 정찰위성, 정찰용 무인항공기, 장거리공대지유도탄(타우러스) 등이 필수 요소다.
군은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을 유럽제 타우러스를 수입해 충당했으나, 앞으로 타우러스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산 타우러스는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에 장착할 계획이다.
미사일 요격을 위해 탄도탄작전통제소 성능개량, 탄도탄요격미사일 철매-2 성능개량 등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군은 현재 철매-2 사업으로 개발한 천궁을 바탕으로 미국산 패트리엇을 대체할 M-SAM(중거리미사일요격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실전 배치했다. 현재 미국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대체할 L-SAM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제타격용 타우러스 미사일 수입 확대..국산 개발도 병행=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패트리엇과 사드로 2중 방어망이 구축돼 있다.
패트리엇은 고도 20~30㎞의 저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고, 사드는 50~150㎞의 고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최근 국산화된 M-SAM이 배치되기 시작해 패트리엇을 대체하고 있다. L-SAM이 개발되면 사드를 대체한다.
피격 시 보복 개념인 KMPR 또는 ‘압도적 대응’ 작전을 위해서는 고위력 미사일, 대형수송헬기 성능개량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군은 고위력 미사일인 현재의 고정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을 이동형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역시 이번 중기계획에 반영했다.
결국 남북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지만, 적의 개념이 ‘북한을 포함한 잠재적 위협’까지 확장되면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예산이 큰 폭으로 증액되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개념을 바꾸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3축에서 적용 범위를 확장한 것”이라며 “‘국방개혁 2.0’에서 가장 큰 변화도 북한 위협 일변도에서 (변화해) 전방위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기존에는 3축체계를 군의 대응능력 발전 차원에서 제시한 것이라면 앞으로는 그와 더불어 4D 작전개념과 결합했다는 점에서 보다 발전된 개념”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협의해 4D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D란 탐지(Detect), 결심(Decide), 방어(Defend), 격퇴(Defeat)로 이뤄지며 킬체인은 탐지 및 결심, KAMD는 방어, KMPR은 격퇴와 결부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