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신오리 미사일기지 “비밀기지”로 표현..미언론도 가세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찬물 끼얹기’로 해석도
-트럼프 “북한과 엄청난 진전 이뤘지만 미국 언론이 인정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제공=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언론이 이미 알려진 북한 미사일 기지를 ‘비밀 미사일 기지’라고 표현하는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흠집 잠기에 올인하고 있는 양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 전문포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의 북한 신오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와 관련 “신오리 기지는 한미 공조 하에 감시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미가 공유하고 있는 북한 군사시설로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2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운용과 관련한 주요 지역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면밀히 감시,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CSIS측은 21일(현지시간) 배포한 보고서 요약자료에서 “신오리 미사일 기지는 군사분계선에서 212㎞ 떨어져 있고, 연대 규모의 노동 1호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다”며 “이 기지는 북한이 보유한 20여곳의 미사일 운용기지 중 가장 오래된 기지 중 하나이며,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노동미사일 여단 본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 북한 미사일기지 위협 부풀리며 트럼프 깎아내리기?=하지만 신오리 기지에는 준중거리(MRBM)인 노동미사일이 배치돼 있고, 중거리(IRBM)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방송은 해당 보고서를 인용 보도하면서 신오리 기지를 ‘비밀 탄도미사일 기지’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에는 이미 수차례 노동미사일 기지로 소개된 적이 있는 곳이다. 미 당국이 새로울 게 없는 대북 정보를 부풀려 보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흠집 잡기에 치중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에 대한 위협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그의 노력을 평가해주지 않는 미국 언론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2월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그의 노력에 후한 점수를 매기지 않는 미국 언론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트위터에서 “언론은 우리가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금과 비교할 때, 오바마 정부 말기에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날인 19일에도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다”, “엄청난 진전을 이뤘지만 불행하게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언론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CSIS는 앞서 지난해 11월 12일에도 국내외에 잘 알려진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공개하며 논란을 주도했다.
미국 언론들 역시 당시에도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에 의문을 표하며 그 증거로 이러한 미사일 기지를 거론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새롭게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의 값어치에 의구심을 드리운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해 11, 12월엔 삭간몰, 영저동 미사일기지 위협 강조..한미 “이미 아는 사안”=하지만 삭간몰 기지는 이미 한미 군 당국이 과거부터 오랫동안 감시해오던 북한의 여러 미사일기지 중 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12월 5일에는 미 언론 CNN이 양강도 영저동 미사일 기지가 계속 가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해당 기지는 이미 한미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조치의 첫걸음으로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시험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고, 미사일 기지 가동을 중단한다는 약속은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가동되고 있더라도 지금 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이 의도를 가지고 기존에 잘 알려진 북한 미사일 기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