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주의 미래 언급하며 애국심 호소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연설 행사 ‘미국에 대한 경례’에서 줄곧 미국의 위대한 역사를 강조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 진행된 45분간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을 독립 이후 미국이 걸어온 길과 군의 헌신을 칭송하는데 할애했다. 달 착륙, 로큰롤, 할리우드 영화 등 미국의 다양한 업적도 언급했다. 독립기념일 행사를 재선을 위한 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치적 메시지는 삼갔다.
그는 “여기 모인 우리는 가장 위대한 역사의 일부인 미국의 일대기”라며 “더 밝은 미래를 꿈꾸며 포기하지 않은 용감한 시민들의 연대기”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는 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어떠한 것도 미국이 해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비를 입은 수천 명의 군중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들고 ‘미합중국’(USA)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화합의 메시지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하나의 나라(one nation)’로 뭉쳤다”고 말했다. 또 “243년 전처럼 미국 자유주의의 미래는 그것을 기꺼이 지키려는 남녀의 어깨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을 한 링컨기념관이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명연설을 한 기념비적인 장소라는 점을 의식한 듯 킹 목사가 미국인을 더 평등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안경비대, 공군, 해군, 해병대, 육군 등 각 군을 일일이 열거하며 경의를 포했다. 각군의 항공기 편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에 맞춰 저공비행을 했다. 당초 워싱턴DC의 기상상태 탓에 항공기들이 이륙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날씨가 맑아지면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일부 군 지도부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대행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까지 연설대 위로 불러들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해군 항공비행단 블루엔젤스가 축하 비행을 하는 것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링컨기념관 일대가 축제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워싱턴DC 곳곳은 반(反)트럼프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1984년 성조기 소각 시위를 벌인 그레고리 리 존슨은 이날 백악관 맞은편에서 또 성조기를 불태웠다. 2차 대전 기념비 근처에선 한 남성이 ‘사실 문제’라고 적힌 무료 헌법 포켓북을 나눠주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에 전통적으로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으며 내셔널 몰에서 연설을 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렇게 노골적인 군국주의 전시를 하지도 않았다”며 브래들리 장갑차와 에이브리엄 탱크 등 미군 주력 무기를 전시한 것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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