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페이스북에 가상화폐 ‘리브라(Libra)’ 도입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재무 당국의 최고위 인사가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출시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를 도입하겠다는 페이스북의 계획은 심각한 우려들이 해소될 때까지 진전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브라는 사생활 보호와 돈 세탁, 소비자 보호, 금융 안정성 등과 관련해 많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리브라) 계획을 규제하기 위한 검토는 인내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현 규제 체계가 디지털 화폐와는 맞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그는 “그것(리브라)은 우리의 규제 체계에 깔끔하게, 또는 쉽게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잠재적으로 전체에 영향을 주는 규모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리브라 프로젝트를 검토할 워킹그룹을 조직했으며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의 검토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적절한 위험의 실체가 파악되기만 한다면 금융 혁신을 지지한다면서도, 페이스북처럼 방대한 플랫폼은 즉각 리브라를 다른 가상통화와 차별화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가장 권한이 강한 미국 재무 당국자에게서 나온 강경한 발언은 제안된 가상화폐가 마주하고 있는 규제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부각시킨다”고 해석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이미 페이스북에 가상화폐 계획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관련 “우리는 리브라에 대한 공개적인 담론이 필요하다는 연준 의장과 상당히 의견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계획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다음 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규제 당국의 반응을 수집하고 있다.

이어 미 하원도 페이스북 임원들을 불러 리브라 계획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CNBC는 이날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일부 업계 임원들이 페이스북이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 중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브라를 출시하려면 미 연방정부는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 돈 세탁 방지,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한 각종 규제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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