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산재, 獨 자동차 산업 둔화…“침체 탈출 예단 힘들어"
독일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최종점검을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에 경기 회복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특히 경제의 기반이 되는 제조업 분야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침체 돌파에 대한 유로존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등 각종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종식을 선언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의 5월 산업생산이 0.2% 증가할 것이라 관측한 로이터통신의 조사를 인용, “유럽의 제조업 분야에서 회복세(Green shoots)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유로존의 5대 경제권 모두에서 산업생산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6월 산업생산지수는 오는 12일에 발표된다.
최근 유로존 전반의 제조업 불황을 이끌어온 것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그 여파가 유로존에 있는 다른 제조업에까지도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 둔화가 가장 먼저 포착된 것은 지난해 여름으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만에 생산량이 10%나 감소했다.
다행히 독일에서도 지난 5월 산업생산이 0.3% 가량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량은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4% 이상 낮은 수준이다. 부르스 카스먼 JP모건 경제연구소장은 “독일 산업이 유로지역 전체의 하향 조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로존 주요 경제권에서 내수가 버텨주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낮은 실업율과 지속적인 임금상승이 내수 안정화의 바탕이 됐다. FT는 “중요한 것은 내수와 제조업의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다”고 밝혔다. 만약 산업이 다시 침체의 길로 빠져들면, 투자 활동과 민간 소비에 받을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유럽중앙은행(ECB)가 준비하고 있는 부양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조차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5월 산업생산 지수 회복이 기업심리나 산업활동의 회복으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하면서 유럽 경제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케닝험은 “무엇이 수요의 반등을 촉발시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 단계에서는 유로존의 회복세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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