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美 재무장관 “리브라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
외신 “워싱턴의 초당적 방화벽…리브라 비전 자체 위협”
페이스북은 가상화폐 리브라가 초당적 반대에 몰리자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리브라 이미지.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libra)’를 출시를 둘러싸고 초당적 반대에 직면하자,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를 제공하지 않겠다”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미국 행정부도 리브라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오용될 수 있음을 우려하며 ‘리브라 반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1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계획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16일로 예정된 미 상원의원회 청문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제출한 발언에서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적정한 승인을 받을 때까지 디지털 통화 리브라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마커스는 리브라가 스위스의 금융 감시 기관이 리브라 운영을 감독할 것이며, 자신들의 가상화폐가 국가 통화를 대체하거나 중앙은행의 역할을 저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커스의 이 같은 해명은 최근 리브라에 대한 정치권과 경제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가상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들은 돈이 아니다”며 비판한 이후 백악관은 리브라 반대 노선을 확실히 걷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리브라가 국가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편하지 않다”고 표밝혔다. 그는 “가상화폐가 돈세탁과 인신매매, 테러리즘 자금 지원 등에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우리가 리브라를 편하게 여길 지점에 가기 전까지 페이스북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준비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이 리브라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만큼 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는 심각한 우려 사항들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진전될 수 없다”며 리브라 출시에 제동을 걸고 있다.
페이스북의 해명으로 초당적 우려가 잠잠해질 지는 미지수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단지 리브라 출시를 늦추는 것만이 아니라, 당초 리브라를 통해서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페이스북의 당초 비전마저 위협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WP는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출시 계획을 발표하자 워싱턴에서는 빠르게 초당적인 방화벽이 생겼다“며 ”이는 리브라의 전반적 비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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