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민권 획득을 원하는 이민자들이 치르는 시민권 시험 문제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 시민이민국(USCIS) 관계자들을 인용해 시민권 시험 개정이 오는 2021년 1월로 끝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시민권 시험 문제에 대한 시범 테스트는 올해 가을에 이뤄질 예정이다. 시민권 시험의 개정은 2008년 이후 10여 년만이다.
이민정책 강경파인 켄 쿠치넬리 USCIS 국장대행은 WP에 "단지 (과거) 시민권 시험의 또 다른 버전으로 보인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라면서 "나는 문제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대적인 개정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려할 때 시민권 획득을 위한 시험 문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시민권 신청자는 USCIS 직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 역사, 통합 공민학(integrated civics) 등 3개 분야의 100개 문제 중 무작위로 10개의 질문을 받는다.
10개 문제 중 6문제 이상 맞추면 합격이다. USCIS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민권 시험 합격률은 90%였다.
매년 수십만 명이 이 시험에 합격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다. 지난해 USCIS는 5년 만에 가장 많은 75만명을 귀화시켰다.
WP는 USCIS 관계자들을 인용해 기존 시험에서 '미국의 경제시스템은 무엇인가', '에이브러햄 링컨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무엇인가' 등의 문제는 개정 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미국은 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가',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에 누구를 기념하는가' 등의 새로운 문제가 추가될 수 있다고 WP는 밝혔다.
두 문제의 정답은 각각 '진주만 폭격, 또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해서'와 '현직 군인 또는 군에 복무했던 사람'이다.
두 문제는 초안에는 포함돼 있지만 폐기될 수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발명가나 과학자, 국립공원 등에 대한 질문을 추가하라는 제안도 USCIS에 접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치넬리 USCIS 국장대행은 "아무도 나에게는 특별한 것을 제안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험 개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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