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이를 일제히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8일 중요 국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종성) 평론에서 "정상적인 국제무역 질서에 대한 도전과 무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또 위협과 압박이라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측 무역대표단은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과 무역 협상을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에서 "WTO는 망가졌다. 세계의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 개도국을 자청해 WTO의 규정을 피하고 우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중국을 주로 겨냥해 WTO 개도국 지위를 문제삼은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WTO 체제로 전선을 넓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했지만 1인당 평균 수준은 선진국과 차이가 여전히 크다면서 "개발도상국 지위는 미국의 이익을 가지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도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6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한 과학기술 발전이나 경제구조, 사회관리, 산업경쟁력 등 모두 선진국에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하루빨리 선진국이 되고 싶지 않은 개발도상국은 없지만, 아직 격차가 큰 데 미국이 장애물을 설치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격차가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이 낡은 국제무역체제에서 오랫동안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으며, 선진국은 세계의 공동발전을 촉진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윈윈'을 실현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건강한 관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WTO에서 미국은 외롭다. 미국의 WTO 개혁 제안은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며 정당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제네바의 WTO. [연합뉴스] |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