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검찰이 지난해말 온라인상에서 남녀 혐오 논란으로까지 번진 이른바 서울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싸움이 촉발된 남·여 각 1명에게 벌금형을 청구하는 약식명령 처분을 내렸다고 CBS노컷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진수 부장검사)는 이날 상해 등 혐의를 받는 남성 A씨와 여성 B씨에 대해 각각 벌금형 100만원과 200만원으로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명령 처분은 검찰이 경미한 사건에 대해 법원에 정식 공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칙적으로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을 부과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당초 경찰은 공동폭행 및 모욕 등 혐의로 남·녀 5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2명에게 책임을 묻는 데 그치고 나머지는 불기소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상호 합의를 거친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 넘겨 일반 시민의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최근 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시민위원회 결정을 참고해 이와 같이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각급 검찰청에 설치된 검찰시민위원회는 검사의 요청에 따라 △공소제기의 적정성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 △구속취소의 적정성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의 적정성 등을 사전 심의한다. 위원 9명 이상이 출석해사건을 심의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조사결과 주점 계단에서 남성이 자신의 허리춤을 잡은 여성을 뒤로 넘어지게 해 전치 2주의 후두부 열상 등 피해를 입혔고, 여성 역시 같은 장소에서 남성의 손목을 폭행해 해당 부위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단순 폭행 사건을 넘어 남성과 여성 간 혐오문제로 번져 더 논란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게시 하루 만에 답변기준인 20만 명을 넘었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초미의 관심이 됐다. 그러나 여성측에서 올린 국민청원 내용이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청원 제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기도 했다.
사건 당사자인 여성들은 상대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여성 혐오(여혐) 범죄임을 주장했고, 남성은 여성들이 남성 혐오(남혐) 발언을 하며 시비를 걸고 먼저 손으로 때렸다고 반박했다.
이에 경찰은 CCTV와 휴대폰 영상, 피의자·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해 공동폭행, 모욕 등 혐의로 남녀 5명 모두 기소 의견으로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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