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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총기난사 책임론’에 백인우월주의 뒷북 비난…‘정신질환’ 탓해
대국민 성명 발표 “총기 아닌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 당겨”
위험인물 총기 소지 규제 ‘적기법’ 촉구…정신보건법 개혁 주문
외신들 “총기 규제 강화보다 정신질환에 초점”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발생한 두 건의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의 자신의 책임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성명을 내고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왔고, 대응책으로 총기 규제 강화보다 정신질환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대국민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한목소리로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면서 “증오는 마음을 비뚤어지게 하고, 심장을 파괴하고, 영혼을 멸망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긴다. 총기가 아니다”라며 정신질환자들을 더욱 잘 식별하기 위한 정신보건법 개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인물의 총기 소지를 규제하는 ‘적기법(red flag laws)’을 촉구했다. 이 법안은 경찰이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 금지를 법원에 청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타인에게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인물들로부터 법 집행기관이나 친척이 총기류를 일시적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가한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총기류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만약 그런 사람이 총을 소지한다면 신속한 적법 절차를 거쳐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증오 범죄자와 총기 난사범 등 대량 살상 범죄자의 경우 사형 집행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추진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나는 증오범죄와 대량 살상을 저지른 자들이 사형에 직면하고 이 사형 집행이 불필요하게 수년 간 지연되지 않고 빨리, 결단력 있게 확실히 이행되도록 하는 법을 법무부가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제도적 개선과 함께 인터넷, 소셜미디어, 폭력적 비디오 게임 등에서 나타나는 '폭력 미화' 풍조의 개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폭력의 미화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곤경에 빠진 젊은이들이 너무도 쉽게 폭력을 찬양하는 문화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극단주의와 맞서 싸우고 온라인상의 폭력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총기 규제 강화보다 정신질환 등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총기 규제 조치로 정신질환에 초점을 맞췄다”며 “총기 구매가 허용되지 않아야 하는 정신질환자들을 더 잘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적기법을 포함한 많은 조치의 개요를 설명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할 것을 촉구하며 총기 규제 강화보다는 정신질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조치들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강력한 신원조회가 이날 메시지의 핵심은 아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총기협회(NRA)와 싸우기를 분명히 주저한다”고 평가했다. NRA는 공화당의 전통적 돈줄 역할을 해온 이익단체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정책 선택지를 제시했지만, 종종 인종적 분열을 유발한다고 비판받아온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증오에 대한 자신의 말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난했다”면서 “하지만 그가 하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거나 그의 언사를 바꾸겠다고 다짐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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