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나라, 바이든 때문에 형편없이 될 것”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주말 잇따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공격에 나서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벌링턴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백인 우월주의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말 그대로 '대학살'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은 이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재선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는 어떠한 도덕적 리더십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나라를 통합시키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대신 공개적으로 그리고 당당하게 증오와 인종주의, 분열의 정치적 전략을 끌어안는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를 독려하고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지대에 밀려드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향해 '침입'이라는 용어를 써온 것과 엘패소 총격범이 범행 동기에 대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입'이라고 말했던 것을 비교하며 '엘패소 공격'이 '침입'이라는 표현을 쓰는 인사들에 의해 씨 뿌려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 당시의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신(新)나치', 지난해 10월 피츠버그 시너고그에서 발생한 반(反)유대인 증오 범죄 총격범과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 데이턴 방문 뒤 텍사스 엘패소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졸린 조 바이든이 연설하는 걸 보고 있다. 너무도 지루하다!"며 "주류 언론은 이 사람 때문에 시청률이나 클릭 수 면에서 죽을 것"이라고 역공했다.
그러면서 주류 언론들이 이날 유세 내용을 포함,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주류 언론'(Mainstream Media)을 경멸하는 표현인 '레임 스트림 미디어'(The Lame Stream Media)라는 표현을 쓰며 언론을 비하했다. 'lame'은 '변변찮은', '설득력이 없는'이란 뜻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그 때문에 형편없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주류 언론 매체)한테도 끝이다"라며 "큰 실패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은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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