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5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 73주기 위령제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일본 법원이 1975년 만든 ‘피폭자 원호법’이 2007년 최고재판소의 위법 판결에 따라 10년간 한국인 피폭자들을 지원하다 돌연 중지해 유족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했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7일 히로시마(廣島)에서 피폭한 뒤 한국에 돌아간 한국 국적 남성들을 일본 정부가 피폭자 지원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위법하다며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이 나온 7일은 히로시마 원폭 74주기 위령식이 열린 다음날이었으며, 이런 보도가 나온 것은 나가사키(長崎) 원폭 위령식이 개최된 날이었다.
일본은 한때 한국인 피폭자를 지원하다가 갑자기 새로운 규정을 적용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지난 1975년 피폭자들에게 의료비를 주는 ‘피폭자 원호법’을 제정했을 때 대상자에서 한국 국적자 등 해외 국적자를 제외했다.
그러다가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지원 대상에 해외 거주자를 제외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리자 한동안 한국인 등 해외의 피폭자도 지원했다.
하지만 2017년 11월부터 갑자기 ‘제소 시점에서 사후 20년이 경과한 경우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민법의 ‘제척(除斥) 기간’ 규정을 끄집어내 지원을 끊었다.
이날 최고재판소는 한국인 피폭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이런 제척 기간이 지났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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