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수육요리 등 홍보활동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양대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 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광장에서 만난다. 이 지사의 당선무효형을 확정짓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최근 이 지사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터라 두 대권 잠룡의 회동이 예사롭지많은 않다. 각계각층이 이 지사의 탄원을 요구하며 힘 싣기에 나선 가운데 박 시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한발짝 물러나있는 듯한 인상을 남긴 터다.
‘김치’와 ‘한돈’이 다리를 놨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이 날 서울광장에서 ‘2019 서울 김장문화제’의 한 프로그램인 ‘우리돼지 한돈 살리기 캠페인’을 함께 펼친다. 오후1시50분부터 30분간 한돈 홍보관에선 박 시장과 이 지사가 방송인 김수미와 함께 우리 돼지고기 이용하기 홍보를 한다. 김치와 한돈으로 김치찌개와 수육을 함께 요리하고 시식도 한다.
이 캠페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축산 농가를 응원하고 돼지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대한한돈협회, 서울시,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축산 농가 살리기에 손을 잡으면서 그간 여러 차례 불거진 ‘박 시장 소외’ 인상을 씻어줄 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 발표에서 이 지시와 박남춘 인천시장은 있었지만, 원 협의체에 포함된 서울 시장은 빠져있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31일 경기도 수원에서 이 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함께 한 만찬 회동은 비록 재판을 진행 중인 두 지자체장에 힘을 싣고 여당의 결속을 내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였지만, 당내 유력 대선후보 중 한명인 박 시장의 부재를 드러내는 부수 효과를 냈다.
이보다 앞서 이 달 중순께 서울시의회와 25개 자치구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 지사에 대한 양형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하면서 박 시장이 소외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 한 인사는 “시의회, 구의회의 여당 의원들이 박 시장을 제치고 이 지사 편에 섰다기 보다는 대법원 판결 여파로 보궐선거를 치러야할 상황을 우려한 여당 측의 요구가 있지 않았겠냐”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지난 4월에는 ‘얼굴이 뒤바뀐’ 인연도 있다. 박 시장이 지난 4월5일 시청사에서 중국 광둥성 성장과 광둥성 경제사절단을 만나 경제협력 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중국 측으로부터 이재명 지사의 초상화를 선물로 받는 해프닝이 빚어진 것. 당시 광둥성 정부 관계자는 예방을 기념해 박 시장을 그린 것이라며 초상화를 건넸는데, 알고보니 초상화 얼굴은 이재명 지사였다. 중국 측은 실수를 사과하고 초상화를 다시 가져갔다.
한편 김장문화제는 이 날부터 3일까지 서울광장과 무교로 일대에서 시민, 단체, 기업 등 3500여명이 참여해 열린다. 박 시장이 참석 예정이던 개막식과 김치 버무림 행사는 미세먼지 주의보로 인해 2일로 연기됐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