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ㆍ반복적 일자리에 취업률도 낮아
현장중심형 일자리 지원기관 확대 필요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을 하면서도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만족해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다른 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자신감도 생겼죠. 급여가 적은 것은 불만족스럽지만 현실적으로 급여를 올려 달라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취업장애인 A씨)
“바라는 점이요?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재계약이 되는 것이죠. 보장이라는 거는 확실히 없잖아요. 큰 실수 같을걸 하지 않거나 누를 끼치지 않는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취업장애인 B씨)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관계없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노동은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특히 장애인의 경제활동 및 고용은 장애인의 사회참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취업현장에서의 장애인의 처우는 열악하고 근로능력의 제한으로 인해 단순·노무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2일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서울시 취업장애인의 월평균임금은 181만원이며 특히 정신적 장애인의 평균임금은 52.4만원이다. 정신적 장애인의 월평균 임금이 낮은 이유는 정신적 장애인 대부분의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 시간제 근무로 인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장애인의 경제활동을 살펴보면 장애인의 32.8%가 수입을 목적으로 취업하고 있다. 종사하는 업종을 들여다보면 ‘제조업’ 12.9%, ‘도매 및 소매업’ 12.8%, ‘건설업’ 11.7%,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9.0%,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8.0%, ‘숙박 및 음식점업’과 ‘부동산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이 각각 6.3%이다.
또 취업장애인의 95%는 1년 이하의 단기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장애인의 고용계약기간은 ‘1개월 미만’ 4.2%, ‘1개월 이상~1년 미만’ 54.4%, ‘1년’ 36.6%, ‘1년 초과~2년 이하’ 3.6%, ‘2년 초과~3년 이하’ 0.5%, 3년 초과 0.8%이다.
장애인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으로 인해 경증장애인 위주와 단기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 관계자는 “장애인 일자리 개발을 위해서는 사업주의 인식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사업주가 갖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을수록 장애인 취업률과 양질의 일자리 개발이 높았으며 반면 장애인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은 낮은 취업률과 단순·반복적 일자리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은 이들의 고용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장애인 일자리 지원과 관련해 어려운 점은 장애인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지역사회 장애인 일자리 업무가 불일치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는 사무직, 정규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장애인 일자리의 대부분이 단순노무직, 비정규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일자리 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경쟁을 해야 되는데 사실상 혼자 독립적인 취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어쩔 수 없이 악조건이 지속되더라도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생존 자체가 어려운 만큼 급여가 낮더라도, 월급이 두어 달 밀려도 그냥 계속 다닐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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