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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초고층 건물 옥상에서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리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러시아인들이 지난해 중국 최고층 건물에 이어 부산 해운대 101층짜리 최고층 건물 등을 접수하러 원정 왔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러시아인 A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30대인 A 씨 등은 지난 9일 오후 8시 부산 해운대구 한 40층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 무단 침입한 뒤 낙하산을 매고 인근 대형 마트 옥상을 향해 뛰어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다음날 오후 1시 30분께 도시철도 해운대역 인근 호텔 42층 옥상에 무단으로 들어가 뛰어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입주민이나 투숙객이 정문이나 엘리베이터 카드를 찍을 때 뒤따라가 옥상으로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상은 소방법상 피난 구역이어서 문이 모두 열려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전 세계 유명 빌딩 등 마천루에서 낙하산 활강을 하는 일명 베이스 점핑 스포츠맨들로 부산에 원정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국의 '베이스 점핑' 분야에서 인지도가 제법 있는 인물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산에서 고공 낙하한 영상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해당 SNS에는 이들이 수년간 여러 나라 공장, 건물, 절벽 등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등도 게시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중국 최고층 건물로 높이가 518m에 달하는 북경 '차이나준' 옥상에서도 활강했다가 덜미를 잡혀 구류 10일의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도 몇 달 뒤 중국 광저우 빌딩에서 활강하는 장면을 또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부산에 있는 높이 413m의 101층짜리 엘시티 건물에서 뛰어내리기 위해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실제로 엘시티에 엘리베이터 등이 있는지 등 사전답사를 위해 로비를 찾기도 했던 것으로 경찰은 조사했다.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운대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는 이들을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또 수사를 위해 향후 이들에 대한 10일간 출국 정지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들은 '한국에서 옥상에 올라가는 게 죄가 되는지 몰랐다'며 변명했지만, 엄연히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면서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행위가 타인에게 위해만 되지 않는다면 스포츠 일종이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서 위험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죄를 묻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거침입죄의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검찰과 상의해 이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은 뒤 출국할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의 행동은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늘 보안'에 경각심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해운대 지역 고층 건물 주변 순찰, 검문검색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행위의 불법성을 알리고 외국 동호회원들은 입국 시 소지품 검사 단계에서 활강할 계획이 있는지와 관련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건물주와 관리자의 외부인 출입 통제나 경찰 신고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고층 건물에 조사를 완료했으며, 행사 기간에는 건물 옥상에 24시간 경찰관을 배치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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