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공개 처형장으로 되돌려 보낸 만행”
13일 영화감독 정성산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정성산 감독 페이스북 캡처] |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탈북자 출신 영화감독 겸 영화 제작자 정성산(50) 씨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선원 2명을 우리 정부가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과 관련 “‘살인자’ 누명을 씌워 북한의 공개 처형장으로 되돌려 보낸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정 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며칠 동안 북한 내부 소식통과 중국 소식통을 통해 강제 북송된 22세·23세 북한 선원들에 대한 실체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당시 북한 선원 16명을 살해한 진짜 범인은 현재 북한에 붙잡힌 사람이 진짜 주범”이라며 “두 명의 북한 선원은 사건에 가담은 했으나 주동자가 아니며 진짜 범인이 체포되자 한국으로 귀순하기 위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배에 타고 있던 16명은 최소 6년에서 8년 이상 먼바다(러시아·일본 배타적경제수역)까지 목숨을 내대고 고기 잡는 기골이 장대한 뱃사람들이며 22세·23세 두 명은 영양실조와 병에 걸려 북한 인민군대도 못 간 초보 수준의 어로공(2년 정도의 경력)들”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통일부·국방부는 북한 국가안전보위성(국가보위성)에서 정보를 받았는지 대한민국으로 귀순하기 위해 온 22세·23세 북한 선원을 ‘살인자’ 누명을 씌워 지난 7일 입에 재갈을 물리고 안대를 씌우고, 나아가 포승줄로 묶은 뒤 경찰특공대를 동원해 북한으로 강제 북송했다”고 했다.
이어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으로 귀순하려 했던 북한인을 다시 북한의 공개 처형장으로 되돌려 보낸 문재인 정부의 만행은 대한민국 헌법과 나아가 유엔의 고문방지협약 제3조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끝으로 그는 “영양실조와 병에 걸려 비실대다 북한군에도 입대 못 해 가까스로 어로공이 된 연약한 22세·23세 북한 선원에게 북한 선원 16명을 무참하게 살해한 ‘극악 범죄자’ 프레임을 씌워 공개처형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강제추방한 문재인 정권”이라며 “하늘이시여 천벌을 내리소서”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가 글과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북한 내부 소식통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정 감독이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2일 강원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 주민 2명을 오늘(7일) 15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다’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진을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고 있는 모습. [연합] |
앞서 지난 7일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지난 2일 NLL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 오후 3시 10분쯤 추방했다”며 “합동 조사 실시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보호 대상이 아니고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며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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