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입구에 조국 전 장관의 비공개 소환 소식을 전해들은 취재진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공개수사 79일만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연합]

조국(54) 전 법무장관이 공개수사 79일 만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14일 조 전 장관을 불러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6가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따져볼 전망이다. 현재까지 제기된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중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약 6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조 전 장관은 이미 구속기소된 배우자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와 혐의가 네 가지, 현재 구속 중인 남동생 조모(52) 씨와는 한가지 혐의가 겹친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는 조 전 장관의 이름이 11차례 거론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차명 금융거래 사실을 알았는지를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정 교수의 차명거래가 이뤄진 시점이 조 전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기간 등과 겹치는 만큼, 조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해 가족이 재산상 이익을 얻었는지 따질 계획이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투자사실을 알았다면 공직자 윤리법상 재산신고 의무와 백지신탁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된다.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은 주식거래 및 직접투자를 할 수 없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뇌물 혐의도 적용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 정 교수가 2018년 1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주식을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넘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WFM 주식 12만 주를 차명으로 헐값에 사들여 2억 6400만 원의 부당이익을 봤다.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금융계좌 기록을 일부 확보한 검찰은 당일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5000만 원 상당이 정 교수에게 전달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 측은 해당 자금이 어떻게 쓰일지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 조모(28) 씨에게 6학기 동안 장학금을 지급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불러 조사했다. 조 씨는 첫 학기 유급됐지만, 6학기 연속 총 1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 씨가 장학금을 수령한 기간 중 일부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시기에 해당한다. 노 원장은 부산대학병원 양산병원장으로 있다가 올 6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의 임명을 통해 의료원장 자리에 올랐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입김이 있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관여가 확인될 경우 제3자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정 교수의 공소장에는 2009년 딸 조 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받게 한 내용이 기재됐다. 하지만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담기지 않았다. 검찰으 조 전 장관의 자택PC에서 관련 인턴증명서 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남동생 조 씨의 웅동학원 허위소송을 방관해 웅동학원의 재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처분하지 못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동생 조 씨는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의 공사 하도급을 맡은 뒤,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벌였다. 웅동학원 측은 무변론으로 응해 조 씨는 제기한 소송 2건에서 모두 승소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이사였고, 웅동학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44억 원 상당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현재까지 웅동학원이 캠코에 갚아야 하는 돈은 128억 원 상당이다. 문재연 기자/m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