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매력 아직 높아
韓증시 가격부담도 적어
코로나 재확산·백신차질
통화정책 전환도 어려워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장단기금리차가 10년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상승은 보통 증시엔 부담요인이다. 안전자산인 채권수익률(yield) 상승은 위험자산인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매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장단기금리차 확대(curve stiffening)는 지금보다 앞으로의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반영하는 경기회복 신호로도 해석된다. 과연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을까, 아니면 더 오를 수 있을까?
10년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22일 1.758%를 기록, 지난해 1월 20일(1.762%)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기준 단기채권(2년만이 통화안정증권)과의 수익률 차이(spread)는 0.863%포인트(P)다. 지난 달 국고 10년과 통안 2년 스프레드는 0.783%P로 2014년 1월의 0.844%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평균 스프레드가 0.844%P를 넘어선다면 2011년 1월(0.970%P) 이후 꼭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가 된다.
미국도 장단기 금리차 확대 속도가 가파르다. 미국 10년 국채와 2년 국채 스프레드는 지난 달 0.555%P로 2018년 4월(0.563%P) 수준에 버금간다. 이달 현재 수치는 0.97%P에 달한다. 이달 평균이 0.9%P를 넘어선다면 2017년 10월(0.941%P) 이후 최고가 된다.
수익률 절대값은 여전히 낮다. 국고채 10년 수익률은 2019년 5월 평균(1.828%)에 못미치고 통안채 2년 수익률은 0.895%로 여전히 지난해 4월평균(0.988%)을 밑돈다. 현재 6%대인 유가증권시장의 기대수익률(주가수익비율의 역수)과 비교하면 수익률 차이(yield gap)은 10년 국채가 4%P 이상, 2년짜리 통안채와는 5%P 이상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10년 국채 수익률 1%대는 지난해 4, 5월 수준이다. 2년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역대 최저다. 미국 증시의 기대수익률은 여전히 3~4%대로 10년 국채 수익률과의 차이가 2%P를 넘는다. 지난 연말 기준 배당수익률은 한국이 1.7%, 미국이 1.9% 가량이다. 아직 채권의 투자매력이 주식을 위협할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채권 수익률 절대수준이 얼마나 오를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중요한 이유다. 경기부양은 장기금리, 통화정책은 단기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 국채발행 확대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겠지만 기업실적 개선으로 상대적 주식 매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 인플레가 2%를 넘더라도 통화긴축을 하지 않을 명분을 마련했다. 27일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긴축우려를 불식시킨다면 단기금리가 안정세가 유지돼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고, 기업은 차입부담을 낮은 상태로 이어갈 수 있다.
현재의 스프레드 확대는 경기개선 기대감을 반영하지만, 아직 채권수익률이 주식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길게 보면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상승세는 불가피해보이며 이에따라 장단기 금리차가 더 크게 벌어지면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도 앞당겨질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기업실적, 즉 이익인데 미국 보다 한국의 PER 값이 현저히 낮다. 금리상승 국면에서 가격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달러인데, 약세기조가 유지된다면 외국인에게는 원화자산 투자 유인이다.
한편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변이바이러스 등장, 그리고 백신접종 차질 우려는 유동성랠리 연장의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위기감이 높아질 수록 부양책과 통화완화를 지속하거나 강화시킬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던 주요 기관들은 최근 수치를 하향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0%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내놨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5.2%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께에는 코로나19 통제가 이뤄지며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