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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반도체는 세계대전 중…코스피 미래 삼성에 달렸다
5G·자율車 등 수요폭발
인텔천하→개발사 난립
파운드리 확보경쟁 치열
韓삼전·대만TSMC 수혜
증시영향 커…지수 견인

27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적인 4분기 실적을 내놨다. 회계연도 기준 2분기(2020.10~12) 매출은 431억 달러로 17%, 순익은 155억 달러로 30% 급증했다. 비디오게임과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덕분이다. AMD도 같은 기간 3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27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AMD는 올해 37%의 매출성장을 예상했다. PC와 게임, 데이터센터 수요다. AMD는 MS X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그래픽칩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주 실적발표를 한 인텔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엔비디아(NVIDIA)도 상당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 확실시 된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다. 개발과 생산 모두에서 패권을 쥐고 있던 인텔이 흔들리면서 팹리스(fabless) 개발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애플과 MS, 구글 등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설 정도가 됐다. 이 가운데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위탁생산을 하는 TSMC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파운드리(foundry)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파운드리는 미세공정이 경쟁력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10나노(nm)에 진입했고,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7나노를 넘어 5나노에까지 닿았고, 누가 먼저 3나노에 안착할 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와 자율주행차까지 7나노 보다 더 정밀한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생산할 파운드리는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가동을 멈추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차량용반도체는 현재 25~45나노 수준의 공정이면 생산이 가능한데도 공급이 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문 차질 탓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이어서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도 반영한다. 설상 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목을 묶어 놓은 영향도 작용했다.

파운드리를 더 지으면 생산이 늘어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도 못하다. 7나노급 이상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수인데, 이를 생산하는 곳은 지구상에 네덜란드 ASML 단 한이다. 연간 판매대수가 2020년 고작 31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100대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TSMC와 경쟁이 치열하다. 대만의 EUV 점유율이 삼성보다 높은데, 올해부터는 SK하이닉스까지 물량확보에 뛰어들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EUV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불가능하다. 계속 공급이 달리면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과 가전부분이 있어 주가 할인요인이 된다.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근소하게 열세다. 하지만 칩 개발사 입장에서는 TSMC에 대한 의존을 낮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생산기술이 삼성이나 TSMC이 못 미치는 게 약점이지만, 사업모델이 반도체에만 집중돼 있고 드디어 10나노 양상에 돌입하게 된다.

대만 증시에서 TSMC와 반도체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우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우선수 포함) 합이 680조원으로 코스피 비중의 30%에 육박한다. 2차 전지관련 주등은 이미 많이 올랐다. 더 오르겠지만 아무래도 기울기는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폭발적 성장잠재력에 비해,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두 회사 주가가 다시 ‘점프’할 수 있다면 코스피도 그만큼 더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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