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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도날드 가는 꿀벌? 19禁 비닐봉지?… 아이디어로 주목받았던 친환경 방식들[식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슈퍼푸드를 모아놓은 건강 샐러드도 맛이 없으면 한 끼 섭취로 끝난다. 환경보호를 위한 ‘지속가능성’도 비슷하다. 지속이 가능해야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다. 의도가 좋아도 실천하기 어렵거나 지루하고, 또는 의무감만을 강조한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의 다양한 노력 가운데 기발한 아이디어로 당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것들이 있다. ‘지속가능성’을 대화 소재로 올려놓으며 관심을 끌었던 방법들이다.

꿀벌만의 맥도날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승차구매) 안내판에서 꿀벌이 기웃거린다. 햄버거가 아닌 꿀을 모으기 위해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 맥도날드는 사람이 아닌 꿀벌만을 고객으로 모신다. 스웨덴 광고회사 노드디디비(NORD DDB)가 지난 2019년 만든 꿀벌전용 매장 ‘맥하이브’(McHive)이다. 내부에는 수 천마리의 꿀벌 고객을 수용하는 벌집이 마련돼 있으며, 그 주변에는 다양한 꽃식물을 심어놓았다. 이는 환경문제로 대두된 ‘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폐사하는 현상)을 막고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방법이다. 당시 맥하이브는 화제를 모았고, 이에 스웨덴 맥도날드는 옥외광고판 뒷면에 야생 꿀벌이 둥지를 만들 수 있는 ‘꿀벌 호텔(bee hotels)’까지 만들기도 했다.

꿀벌만의 맥도날드인 ‘맥하이브’(McHive) [노드디디비(NORD DDB)제공]

사용하면 민망한 비닐봉지

에코백을 나눠주고, 비닐봉지 사용료를 지불하게 해도 정작 마트나 편의점에 갈 때는 ‘아차’ 싶을 때가 많다.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았거나 또는 귀찮아서 빈 손으로 간다. 하지만 ‘별일’ 아니라고 여기던 비닐봉지 사용도 이것으로 대체하면 정신이 번쩍든다. 보기만 해도 부끄러운 ‘19금’ 문구가 적혀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캐나다 밴쿠버의 이스트웨스트마켓은 비닐봉지에 ‘성인 비디오 가게로’(Into the Weird Adult Video Emporium) 등의 문구를 큼지막하게 넣었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유쾌한 아이디어다.

데이비드 리 퀸 이스트웨스트마켓 사장은 영국 매체 가디언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해) 재밌으면서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무언가 강요하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의 계획대로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비닐봉지 덕분에 고객들 사이에서 환경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효과도 얻었다”고 했다.

민망한 문구가 적힌 이스트웨스트마켓 비닐봉지 [이스트웨스트마켓 제공]

레이저 쏘인 고구마

스웨덴의 슈퍼마켓에는 레이저에 쏘인 고구마가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유기농 식품 무역 회사인 네이처앤드모어(Nature & More)가 스티커 라벨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친환경 레이저 바코드 기술이다.

레이저가 고구마에 상처를 입히거나 인체에 해롭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껍질에만 레이저가 새겨있다. 네이처앤드모어 측은 EU의 유기농 인증 기관(SKAL)에서 승인받은 만큼 레이저에 쏘인 농산물이 맛과 영양,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당시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던 이러한 친환경 라벨 방식은 최근 음료 제조 기업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페트병 자체에 로고를 각인하거나 올바른 분리수거를 위해 라벨이 쉽게 벗겨지도록 만드는 등의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포장은 최대한 ‘포장하지 않는 것’이다.

고구마에 레이저로 라벨을 넣은 네이처앤드모어(Nature & More)의 '에코 라벨'

씹어먹는 빨대와 커피잔

커피를 마신후 빨대를 씹어먹고, 커피잔도 모조리 먹어치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디저트 타임이다. 친환경 소재 가운데 먹는 빨대와 일회용컵, 커피잔은 SNS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상이다. 미국의 스타트업인 롤리웨어(LOLIWARE)가 지난 2019년 선보인 빨대와 일회용컵은 100% 천연 식품이다. 채소와 과일의 추출성분을 더해 화려한 색상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뉴질랜드 트와이스(Twiice) 업체가 만든 커피잔은 쿠키로 만든 컵으로, 녹거나 물이 새지 않으며, 커피를 마신후 잔을 쿠키처럼 먹을 수 있다.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카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제이미 캐시모어(Jamie Cashmore) 트와이스 공동 창업자는 현지 매체를 통해 “먹는 컵으로 창의적인 친환경 포장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롤리웨어(LOLIWARE)의 식용 일회용컵(좌), 트와이스(Twiice)의 쿠키컵(우)

바나나잎을 덮은 채소

“국내에서는 이런 혁신적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국내 대형마트의 저조한 플라스틱 감소 노력을 지적하면서 모범 사례로 베트남 마트를 언급했던 내용이다. 그린피스가 말한 호찌민의 롯데마트 매장은 비닐봉지 대신 현지에서 쉽게 구하는 바나나잎으로 채소를 둘둘 말았다. 앞에는 ‘바나나 잎, 나도, 너도 행동하자’는 문구까지 매달았다. 식품의 안전성까지 돋보이는 친환경 포장에 현지 고객은 호응했고, 이에 소규모 채소 가게들도 동참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포장재로, 상품 유통과 제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형마트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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