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인공중급유기 MQ-25가 공중에서 전투기와 만나 공중급유를 하고 있다. [사진=보잉]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비행 중인 전투기 조종사가 무인 항공기를 조작해 위기를 돌파하는 무인기-유인기 공동 훈련을 성공리에 마쳤다.
6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보잉은 최근 가상 훈련 방식으로 무인공중급유기 MQ-25 스팅레이와 미 해군 전투기의 공중 전술훈련을 수행했다.
이번 훈련에서 MQ-25는 다른 전투기 조종사의 명령에 잘 따랐고, 공중에서 임무가 바뀔 경우에도 무리 없이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MQ-25는 항공모함에 있는 무인항공기 운영자(AVO)의 명령에 따르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이번 훈련은 앞으로 전술 개념이 진화하고, 무인 항공기의 임무가 거기에 맞게 정해지면 지금까지의 운영 구조가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줬다.
MQ-25는 공중에서 자율 비행을 하지만, 항시 지상 또는 함상에 있는 AVO와 교신한다.
문제는 실제 전투현장에서 MQ-25 상황을 지상에서 모두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잉사 MQ-25 디자인팀장인 비디 개디스는 "비행 중이던 MQ-25에 통신 장애가 일어나거나 적군에 의해 통신이 교란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되물은 뒤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이번에 무인기와 유인 전투기의 공동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투현장서 임무 바뀔 때 어떻게 하나?" 진화하는 공중전술 훈련=그는 "MQ-25 비행에 있어 유인 전투기와의 공동 전술은 필수적이다. MQ-25 조작을 위해 항상 AVO에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잉사 MQ-25 프로그램 개발 책임자 데이브 부욜드는 "우리는 전쟁에 쓸 수 있는 항공기를 만들고 있다. 우린 그 항공기가 튼튼하고 전쟁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에 항공모함에 있는 AVO는 작전을 위해 보안상 통신을 꺼야할 때가 있다"면서 "그때 공중에 떠 있는 무인기는 어떻게 해야하나. 해군에서 그 부분에 대한 요청이 있었다. 우린 그 문제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 MQ-25는 임무를 부여받고 항공모함에서 이륙했고, 잠시 후 공중에서 미 해군 함재기 슈퍼호넷(F/A-18)이 미 군사통신 프로토콜인 '링크16'을 통해 MQ-25와 교신을 시도했다.
슈퍼호넷은 MQ-25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예정된 장소에서 만나지 말고 다른 장소에서 공중급유작전을 수행하자고 알렸다. 공중급유량도 애초 부여받은 임무 내용과 다른 수치를 요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개디스는 전투 중인 하나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설명했다.
"슈퍼호넷은 공중급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목표물을 발견해 격추시켜야 한다. 이 상황에서 슈퍼호넷은 목표물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교신을 끊기로 한다. 그래서 다른 장소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를 MQ-25에 보낸다."
이 상황에서 MQ-25는 최초 부여받은 임무를 갱신해야 한다. 또한 슈퍼호넷이 MQ-25 자신에게 내린 새로운 명령을 이해해야 한다. 항공모함의 AVO 통제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슈퍼호넷의 명령을 해석해 자율 비행으로 전환하고 이후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예정된 공중급유 직전 적기 발견한 파일럿 "다른 곳에서 만나자"교신에…=프로그램 개발 책임자 부욜드는 "MQ-25가 그 상황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최초 임무에만 집착해서도 안 된다"면서 "그때는 슈퍼호넷이 지휘를 맡은 것이다.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MQ-25가 이들의 바람대로 반응해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훈련은 미 국방부 청사 내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됐고, 80여명의 미 해군 지휘관들이 훈련 상황을 지켜봤다.
보잉은 올해 하반기 링크16이 아닌 인터넷 프로토콜로 유사한 훈련을 다시 실시할 계획이다. 링크16은 현재 미 해군의 전 함대에 사용하고 있는 군사통신 프로토콜이다. 하지만 보잉 측은 향후 링크16을 보안성을 강화한 새로운 통신망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보잉은 다음 훈련에서 무인기-유인기 공동 훈련이 링크16 외 다른 통신망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가상 훈련을 실시해 보완 사황을 개선한 뒤 2023년에는 유인기-무인기 실제 비행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