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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9억개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 놀라운 대체품들이 있다[지구, 뭐래?]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에서 판매 중인 대체용 빨대들[김상수 기자]
9억3800만개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1년 동안 주요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 19곳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빨대는 9억3800만개. 무게로 따지면 657t. 플라스틱 빨대에 ‘t’이란 단위가 붙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2015년 바다거북 코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빼내는 영상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크나큰 충격이 일었다. 이후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됐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가장 중요한 건 빨대를 만들지 않고 쓰지 않는 것. 하지만, 불가피하게 빨대를 써야만 할 때도 분명 있다. 노약자용이 대표적인 경우다. 간병을 해봤거나 아이를 키워봤다면 빨대 없인 불가능하다는 걸 쉽게 체감할 수 있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면서 이를 대체할 빨대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한 제로웨이스트샵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다사용 빨대들을 구매해봤다. ▷스테인리스 ▷실리콘 ▷실리콘 개방형 ▷대나무 등 4가지 종류다. 물과 과일스무디 2가지, 초등학생의 가감 없는 실체험 소감이다.

스테인리스 빨대. 빨리는 힘이 좋아 마시기엔 편해요. 차가운 감촉은 단점. 난 형이라 괜찮지만 길어서 동생들이 쓰기엔 힘들 것 같은데?

실리콘 빨대. 잘 휘어서 마시면서 딴 짓(?)하기에 좋아! 스무디를 먹을 때 알갱이가 잘 올라오지 않아서 숨찹니다.

대나무 빨대. 잘 씻어주세요. 나무 맛이 섞여 물맛이 이상해. 모양은 제일 좋아요.

대체 빨대에서 가장 불편한 점이 있다면 바로 세척. 크기에 맞는 세척 솔을 구매해 사용 후 빨대 내부를 세척해야 한다. 사실 번거로운 일이다. 깨끗하게 세척됐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또 대안이 있다. 바로 개방형 실리콘 빨대. 사용한 후 빨대를 개방해 내부를 세척하고 다시 결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런 형태로 구성돼 있다.

대나무, 실리콘, 스테인리스 빨대는 각각 2000원. 개방형 빨대는 4000원이다. 플라스틱 빨대 1개의 비용은 대략 10원 내외. 굳이 따지면 200번 이상 써야 이득인 셈이다. 경제성으로 따지자면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단은 없다. 플라스틱 자체가 그렇다. 그래서 우린 그동안 한 해에만 9억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를 써왔으니. 그 대가가 500년 이상 썩지 않고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플라스틱 빨대 쓰레기다.

이 외에도 다양한 대체용 빨대가 있다. 쌀로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쌀빨대, 갈대를 수확해 만드는 갈대 빨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옥수수 빨대 등 조금만 관심을 둔다면 특색 있는 대체용 빨대를 접할 수 있다.

환경부는 오는 4월부터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한다. 11월에는 일회용 종이컵 외에 플라스틱 빨대도 매장 안에서 쓸 수 없게 된다.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변화다. 일회용품 규제는 갈수록 강화된다. 매장에서도 각종 대체용 빨대가 널리 활용될 예정이다. 어떤 매장에서 어떤 특색 있는 친환경 빨대를 제공하게 될지 따져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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