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최근 몇 년 간 1.6조원 꾸준한 매출 유지
한국 및 글로벌 각국의 경제제재로 현지 매출 급감 전망
제재 수준에 따라 수출 영향 달라질 것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공장.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국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전이 벌어지고 고강도 경제 제재가 이어질 경우 러시아향 수출뿐 아니라 현지 법인들의 매출도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CXO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72개 그룹이 러시아에 세운 해외법인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16개 그룹의 러시아 해외법인 수는 5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 러시아 현지에 판매법인을 두고 현지 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이 실제 제재에 돌입하고 전면전으로 확전할 경우 현지 시장 붕괴와 매출 급감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의 매출(2020년)은 3072억2000만루블(약 4조3963억원)로 조사됐다.
이 중 삼성전자 러시아 판매법인(SERC)이 2460억4000만루블(약 3조5208억원)이었으며 칼루가 공장(SERK) 매출은 585억7000만루블(약 8381억원), 삼성리서치러시아(SRR) 매출이 26억1000만루블(약 373억원) 이었다.
[스태티스타 자료] |
러시아 법인들의 매출은 2018년 2646억2000만루블(약 3조7867억원)에서 2019년 2717억6000만루블(약 3조8889억원)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경제 제재로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 인근 루자 지역에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인 LG전자도 러시아 매출 규모가 상당하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러시아 등 기타지역의 누적 매출은 1조3885억원 수준이었다.
2016년 1조6094억원, 2017년 1조6804억원 2018년 1조6010억원, 2019년 1조6340억원, 2020년 1조6634억원 등 꾸준히 1조6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역시 대외 변수가 없을 경우 지난해와 유사한 매출이 예상되지만 경제제재라는 악재가 휘몰아치며 매출 감소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제공] |
특히 두 회사가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러시아 내수를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어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휘청일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 내 가전 매출 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각각 300조원, 80조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러시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해 전사적인 측면에서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편 정부가 대러제재에 동참해 수출 제재가 이뤄질 경우 러시아 수출 역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리 수출의 1.6%(99억8000만달러), 수입의 2.8% 비중을 차지하는 10위 교역대상국이다.
대러제재가 발동하면 러시아 주요 수출 품목 중 기업 수가 가장 많은 화장품(444개사), 기타플라스틱(239개사), 자동차부품(201개사)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수출 규모로는 자동차부품이 15억9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침공이 이제 막 시작했고 실제 제재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제재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고 전반적인 시장 위축도 있을 것이다. 다만 부품 혹은 완제품 수출에 대한 제재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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