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초기 투자 부담에 기술 난이도 높아”
“성공 확률 낮지만 업사이드 높아…도전해달라”
“본업 집중하도록 정책·법률·자금 지원할 것”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자본이 창출해야 할 가장 큰 임팩트가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답은 기후였다”며 “기후 섹터는 다른 어느 섹터보다도 후속 투자를 받기 용이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풍벤처스 제공] |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기후 문제는 로컬과 글로벌 구분이 없습니다. 국내 작은 스타트업이라 해도 솔루션이 있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거죠.”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난도도 높지만, 그만큼 성공했을 때 얻을 과실은 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거나 적응하기 위한 기술, 이른바 ‘기후 테크’는 지구과학, 화학, 공학, 미생물학 등 기저기술이 뒷받침돼야 실제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져야 하고, 기술의 효용을 검증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경쟁력이 입증되기만 하면 성장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한 대표의 평가다.
소풍벤처스는 예비 창업자들이 기후 테크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기후 테크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고, 이와 별도로 창업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장학 프로그램(펠로십) 및 엑설레이팅 프로그램을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기술 전문성이 있는 인재가 대기업 연구소나 학교 연구실, 혹은 공공 민간 연구소에 소속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창업에 뛰어들려면 또 다른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풍벤처스는 예비 창업자가 의지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단순히 창업 비용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이미 기후 테크 분야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선배 창업가 및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예비 창업가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다.
실제 소풍벤처스가 최근 개최한 ‘클라이밋 스타트업 네트워킹 파티’엔 장학 프로그램 도전자부터 장학 지원을 받게 된 예비 창업자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발된 초기 스타트업 대표, 이미 소풍벤처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 대표 등이 함께 모였다.
한 대표는 “잠재적 창업자들이 기존 기후 테크 창업자들과 만나 본인들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무조건 창업을 독려하는 게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먼저 하고 있던 동료가 있으면 그 팀에 합류하거나 협업하는 것도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기술 전문성이 있는 엔지니어와 기업 운영 감각이 있는 경영자들을 묶어주는 자리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풍벤처스가 구축한 커뮤니티, 이른바 ‘기후클럽’엔 투자자나 정책 전문가 등 스타트업을 외곽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이들도 포함된다. 한 대표는 “기후 테크로 사업을 하려면 정책적인 부분에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자들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적, 법률적, 기능적인 도움들을 기후클럽에서 얻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기조로 전 세계 투자 시장이 위축돼 있지만, 기후 분야에서만큼은 꾸준히 자금이 몰릴 것으로 한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시장 불투명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도 투자자와 출자자들은 기후 분야를 유망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후 위기나 그에 대한 경각심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창업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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