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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의 입’에 쏠린 눈…與 전대 판 흔들까[이런정치]
與 나경원 견제에 “자기팀 아닌 선수 두들겨 패” 비판
‘이준석 정치자금 출처 의문’ 장예찬에 “코미디빅리그”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직접 등판 불가하지만 영향력 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현대정치사상'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심 확보’가 사실상 차기 당대표 당선 조건이 되면서, 이 전 대표는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 ‘모두까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전체 당원의 절반 이상이 이 전 대표 취임 후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장연대부터 장예찬까지…친윤계 저격수 자처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짧고 굵은 비판을 연일 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누군가를 막아 보려고 만든 결선투표, 그런데 이제 또 다른 누군가를 막기 위해선 결선투표를 안해야 될텐데”라고 적었다. 최근 친윤 그룹이 ‘여론조사 1위’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하자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의원을 주축으로 한 친윤 그룹은 나 전 의원 출마로 인한 ‘친윤 표심 분산’을 경계하며 연일 나 전 의원을 향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친윤계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정재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신기루”라며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 ‘유승민의 길’”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상범 의원도 “초재선 그룹이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2년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친윤 그룹의 견제는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데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모두 과거 원내대표직을 맡으며 ‘정통 보수’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김 의원은 인지도에서 나 전 의원에 ‘열세’다. 김 의원이 신평 변호사를 선거 캠프 후원회장으로 임명하고 캠프 개소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사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대북을 치고 있다. [연합]

실제 김 의원은 ‘윤심 주자’ 이미지 굳히기에 성공하면서 약진하는 모양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의원이 18.8%로 나 전 의원(30.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 ‘김기현 대 나경원’ 구도로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김 의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엔 SNS에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되니 이제 자기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진짜진짜 재밌는 사람 하나가 코미디 빅리그를 만들고 있다”며 장 이사장에 날을 세웠다.

장 이사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유독 이 전 대표나 ‘이준석 키즈’들은 정치하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일반최고위원 경선 기탁금은 4000만원이고 청년최고위원은 1000만원으로 3000만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이는 2030세대 중 자기 돈 벌어서 정치하는 청년들에겐 넘사벽으로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장 이사장은 친윤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윤핵관’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이철규 의원은 장 이사장의 출마선언 당시 함께 자리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준석, 직접 등판 어렵지만 영향력은 확실”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 직접 등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해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을 받았기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100만 당원시대’를 명분 삼아 ‘당심 100%’로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이 전 대표의 영향으로 기대효과가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이 전 의원이 어느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이번 판세가 바뀔 것으로 본다”며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이라면 ‘최선’의 당대표가 아닌 ‘차악’의 당대표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SNS에 당원모집 링크를 게재하는 등 적극적인 당원모집 운동을 벌였는데, 결실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28만 명이던 당원은 최근 84만 명까지 불어났다. 20대 당원 비중은 3.9%에서 8%로 늘었고 30대 당원 비중은 7.7%에서 10%로 증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길어지는 ‘침묵’도 하나의 변수다.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은 ‘비윤’ 메시지를 내고 있기에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이 전 대표 지지세력은 유 전 의원에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유 전 의원이 불출마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 전 의원 스타일상 자신이 확실히 이기는 선거에 나올 것”이라며 “당원투표 비율을 늘리고 결선투표까지 도입하는 등 유 전 의원의 당선을 막기 위한 이중장치가 생겼는데 유 전 의원이 나올 리 있겠냐”고 반문했다.

나 전 의원이 빠르면 내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을 끌어오려는 친윤계 당권주자 간 신경전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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