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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김정환(39·가명) 씨 가족은 최근 들어 삼성 케어 플러스를 신청했다. 10년이 다 돼가는 냉장고와 세탁기가 고장날까 우려돼서다. 김 씨는 “원래 가전을 바꾸려고 했지만 요즘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치솟아 빠듯하다”며 “새 것을 사기 보다는 일단 기존 가구를 미리미리 관리해 오래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허리띠를 조이는 집들이 늘면서 가전 관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오래된 가전을 새 것으로 바꾸기 보다는, 미리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아 수명을 늘림으로써 불필요한 대규모 지출을 줄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 케어 플러스’ 신청건수는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삼성 케어 플러스란, 월 1만원 내외 요금으로 삼성 가전을 최적의 성능과 상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지난 2021년 처음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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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전 케어’ 신청 건수는 2배 가량 증가했다. 전문 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을 점검 및 필터 등 소모품을 교체해준다. 발생 가능한 오류를 미리 방지할 수 있으며, 고장 발견 시 원스톱으로 수리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를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세척해주는 ‘전문세척’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특히, ‘에어컨 서비스 신청’이 전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 전인 4~6월에 신청이 집중됐다. 때이른 무더위가 반복되며 미리 세척받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소비자 니즈 변화에 맞춰 2~4월에 세척 등 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에게 비용 할인 등혜택을 제공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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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는 증가하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외근 엔지니어 중 가전제품 전문세척 및 케어를 수행할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위생과 실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전제품을 세척 및 관리 받으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객의 수요 증가에 맞춰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경기로 지출을 줄이려는 가구가 늘면서 가전 사전 관리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당장 수백만원 짜리 새 가전을 구매하기 보다는 소정의 금액을 들여 기존 가전을 주기적으로 관리해 오래 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계 가전 시장 침체는 최고조에 달했다. 수요 급감에 원자재값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재고가 급격히 불어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억1354만대, 2022년 2억452만대로 2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국내 가전 수출액은 15억 9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2억 800만 달러) 대비 27.8%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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