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 대추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여러 해외 박람회에서 높은 활용도를 과시하며 주목받고 있는 대추야자(Date palm)는 얼핏 우리나라의 대추와 비슷해 보인다. 이름과 모양도 유사하지만, 한국의 대추는 대추야자와 다른 속성을 가지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대추와도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다.
한국산 건대추(왼쪽), 중동 지역의 말린 대추야자 [123RF] |
대추야자는 고온건조한 중동 지역에서 자생하는 종려과 열매다. 반면 한국인이 흔히 먹는 대추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대추나무의 열매로, 열대와 아열대·온대지방에 약 40종이 분포한다.
한국산 대추의 경우, 모양부터 대추야자나 중국산 대추와 차이가 있다. 일단 한국산 대추는 대추야자 보다 크기가 작다. 또 대추야자가 강한 단맛을 가진 반면 한국산 대추는 은은한 단맛을 풍긴다.
중국산 대추와도 구분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산 대추는 중국산 대추와 달리 표면에 마모된 흔적이 거의 없고 대부분 꼭지가 붙어있다.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으며, 향이 진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충북 보은 지역의 대추는 과육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산 대추는 생으로도 먹기 좋은데,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맛이 매력이다. 사과대추 품종은 일반 대추(복조)에 비해 크기가 3~4배로 크고, 과피가 얇아 생과로 먹기에 좋다. 최근 젊은층에게도 인기가 높은 품종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만 소비가 머물러있던 한국산 대추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시장으로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화권 국가는 예부터 대추 효능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여기에 한류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한국산 대추는 비가림 시설 등 재배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량과 수출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미 농촌진흥청은 2021년 대추를 ‘수출유망품목’으로 지정했으며, 말린 대추나 대추차 외에도 대추스낵, 대추캐러멜, 대추식초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품목으로 개발되고 있다.
충북 보은의 한 농민이 대추를 수확하는 모습 [충북도청 제공] |
앞으로의 수출 성과가 기대되는 한국산 대추는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열매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대추에는 모세혈관 건강을 통해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예방 효과를 지닌 비타민 P가 다량 들어있다. 이 외에도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도 풍부하다.
특히 대추는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릴만큼 대추 속 맥아당, 갈락토오스, 수크로오스 등이 긴장을 풀어주고 숙면을 도와줄 수 있다. 올해 8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과일’ 순위에서도 1위 바나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은 대추였다. 자꾸만 예민해지고 숙면이 어려워지는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좋은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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