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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당신은 반려견과 캠핑을 해본 적 있는가

인류가 개를 키운 것은 역사가 깊다. 9000년 전에는 집을 지키기 위한 용도의 ‘가축’이었다가 산업혁명으로 경제적 풍요가 찾아오고 생활 모습이 크게 달라지면서 반려견은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애완동물’이 됐다. 그러다 최근에는 집 안에서 가족과 함께 의식주를 함께하는 ‘반려동물’로까지 그 지위가 변했다. 1983년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던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살아있다면 아마도 지금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다.

눈치 빠른 민간산업도 이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500만명에 이르고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른바 ‘펫팸족(Pet+Family)’이 등장하면서 고품질 수제 음식과 반려동물 용품, 동물전용 보험이나 미용·의료 서비스까지 반려동물 산업 전반이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 노인 가구가 증가하고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부부가 늘고 있는 지금의 추세라면 앞으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또한 이러한 국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활 인프라를 만들고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이에 마포구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돌봄, 예방접종 지원, 반려견 놀이터 조성 등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시설과 공공서비스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오는 2027년을 목표로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를 15조원까지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시설과 행정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고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마포구가 한 발짝 앞서 올해 상반기 내에 상암동에 2863㎡ 규모 반려동물 캠핑장을 조성한다. 기존 반려견 놀이터가 단순히 목줄을 풀어놓고 놀게 하는 정도였다면 마포구 반려동물 캠핑장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다양한 여가·문화활동과 특화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조성된다.

안전을 위해 소형견과 대형견 공간을 구분하고 음수대, 놀이시설, 반려동물과 반려인 전용 캠핑데크를 조성한다. 텐트, 돗자리 등 캠핑용품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반려동물 용품이나 간식, 먹거리를 비치한 시설에는 응급치료·행동상담실을 운영해 반려견 행동 교정, 펫티켓 교육을 돕고 반려동물 전문인력도 양성해 나갈 생각이다. 반려동물 경연대회, 수제간식 만들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과 반려견 여름 수영장 같은 특별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처럼 앞으로는 반려견을 위해 먼 걸음도 마다 않는 견모삼천(犬母三遷) 시대가 눈앞에 왔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마포구 반려동물 캠핑장은 명실상부한 ‘반려동물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다. 반려동물 캠핑장 조성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구민의 행복 추구권과 동물기본권을 보장하고 반려동물 서비스 산업의 핵심 고객을 마포구로 유입시켜 지역경제 발전의 새로운 발판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의가 있다.

당신은 반려견과 캠핑을 해본 적 있는가? 이 물음에 올해는 1500만 반려동물 가족들이 모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도록 2024년 새로운 마포구 반려동물 캠핑장의 탄생과 시작을 기대해 본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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