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BMW·벤츠 신차 출시 경쟁 가속
車업계 “특정 브랜드 쏠림 당분간 지속 가능성”
주문진 BMW 차징 스테이션에서 BMW 전기차들이 충전 중인 모습. [BMW 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수입차 빅2’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양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외국계 포함)들과 비교해 는 낮은 판매량을 보인 것과 달리 올해 들어 양사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이어 3위권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608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 대비 40.6% 늘어난 수치다. 2위는 3592대를 판매한 벤츠가 차지했다.
지난달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내수시장에서 월판매 기준 1000대를 넘어선 곳은 양사가 유일하다. 전체 수입차 브랜드에서 양사가 차지한 비중은 전월 55.03%(BMW 29.51%, 벤츠 25.52%)에서 2월에는 59.62%(BMW 37.5%, 벤츠 22.12%)로 상승했다.
양사는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BMW의 경우 이미 올해 들어 KG 모빌리티(이하 KGM)와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의 판매량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BMW는 4330대를 판매, 이른바 이른바 르케쉐로 통하는 3사(KGM 3762대, GM 한국사업장 2894대, 르노코리아 1645대)를 제치고 내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벤츠는 2931대로 KGM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BMW와 벤츠 양사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KGM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3748대를 팔았다. 이는 BMW 판매량과 비교해 2341대 모자란 수치다. 벤츠와 비교하더라도 차이는 단 156대에 불과하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를 제외한 3사 가운데 지난달 월판매 기준 2000대를 넘긴 곳은 KGM 한 곳뿐이다. GM 한국사업장은 같은 기간 전월 대비 31.3% 줄어든 1987대를 팔았고, 르노코리아는 180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기아 EV6 GT(왼쪽부터), EV4 콘셉트, EV5, EV3 콘셉트, EV9 GT 라인 [기아 제공] |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부 브랜드 쏠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신차 출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연내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기아는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3와 세단형 전기차 EV4를 출시, 전기차 상품 다변화에 나선다.
BMW의 경우 올해 1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BMW 530e 및 530e M 스포츠를 출시하고, 연내 소형 SUV X1의 쿠페형 모델인 X2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과 전기차 버전인 iX2를 비롯해 4시리즈 그란 쿠페와 전기차 i4 부분변경 모델, 고550e xDrive M 스포츠 등을 국내에서 출시한다.
특히, BMW는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1년간 총 10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확충하는 ‘차징 넥스트’ 프로젝트를 추가로 전개, 이를 통해 총 2100기 규모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벤츠는 디 올 뉴 CLE 쿠페를 기반으로 한 2도어 쿠페 모델 디 올 뉴 CLE 카브리올레를 출시하고, 마이바흐 EQS SUV와 전기구동 G클래스, 소형 전기 SUV EQA와 EQB 부분변경 모델 등 다양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 BMW 등 국내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제조사들은 세단부터 SUV까지,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투자 여력을 갖춘 제조사들이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충전서비스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시장 내 쏠림 현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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