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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은 “제2윤한갈등 아니다”…한동훈은 83일 만에 도어스태핑 중단 ‘침묵’ [이런정치]
대통령실 “공수처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마냥 대기하는 것 부적절”
사실상 한동훈 ‘즉각 입국’ 요구 거부…“국민의힘 입장에서 부담”
한동훈, 이재명과 ‘차별화 상징’이던 도어스태핑도 중단…침묵 모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도피성 인사’ 논란을 둘러싸고 당정이 두 달 만에 재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사의 귀국을 주장하자마자 대통령실이 사실상 거부하면서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후 83일 만에 도어스태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하며 침묵 중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당정 간 ‘거리두기’도 하나의 총선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8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이 대사 인사의 적합성을 강조했다. 대변인실은 “이 대사의 호주 대사 임명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한·미·일·호주와 안보협력과 호주에 대한 대규모 방산수출에 비추어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며 “또한 이 대사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고 공수처도 고발 이후 6개월 간 소환 요청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실은 “이 대사는 대사 부임 출국 전 스스로 공수처를 찾아가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고 언제든 소환하면 귀국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며 “아울러 법무부에서만 출국 금지 해제 결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 공수처에서도 출국 허락을 받고 호주로 부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침묵’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1월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윤한갈등 때와 상반된 반응이다. 한 위원장은 당시 “제가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대통령실 당무개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말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을 사실상 인정했고 먼저 날을 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별성을 강조하며 공 들이던 ‘한동훈의 도어스태핑’도 즉각 중단됐다. 당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전시에 준하는 선대위 체제인데 선대위 모두발언과 도어스태핑 발언이 겹치기 때문에 선거 전략 등을 고려해 매일 (도어스태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지만, 당정 갈등 영향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위원장은 선대위 모두발언 내용과 도어스태핑 내용이 겹치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는 취지로 중단 배경을 말했지만, 그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사 관련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실 대응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 대사를 이 시점에서 굳이 해외로 보내야 했는지에 대한 전국민적 문제의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전면전으로 끌어올린 모양새라 당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총선 전까지 당정 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종섭 사태’는 제2의 ‘김건희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이종섭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도 두 사안을 비슷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당은 총선에서 심판을 받는 입장이라 용산과 다르게 기민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 지역 예비후보는 “가뜩이나 정부 심판론이 부각되는데 정부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일단 거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봤다.

한편 당정은 갈등 ‘진화’에 우선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제2의 윤한갈등이라는 해석은) 과한 해석이다.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당정이 부딪힐 만한 조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겠다”고 해명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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