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서 보수표 분산…與후보 열세로
낮은 尹지지율-韓 원톱 한계가 원인
이준석 “단일화 추진하지 않는다”
개혁신당 지도부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개혁보수 성향의 개혁신당이 22대 총선 국민의힘 지역구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다. 개혁신당 후보 대다수가 격전지인 중원에 출마해 범보수 표를 나눠갖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지난 총선 참패의 설욕을 씻으려던 국민의힘에서는 표 분산을 놓고 “지난 번보다 의석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낮은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보수 결집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를 보완하지 못하는 ‘한동훈 원톱’ 체제의 한계도 표 분산을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개혁신당 후보가 뛰는 곳은 43곳으로, 이 중 32곳이 수도권과 충청권이다. 수도권(122석)·충청권(28석) 의석 수는 전체 지역구 의석의 60%에 가깝지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총선 단 24석을 얻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중원 의석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곳곳에 개혁신당 후보를 포함한 ‘3자 구도’가 형성되며 고전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최근 실시된 언론사별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표심이 둘로 갈라지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탈환을 노리는 한강벨트 중 한 곳인 서울 영등포갑의 경우,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20일 선거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에 따르면 채현일 민주당 후보(39%),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32%),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5%)로 나타났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결별한 이후 개혁신당의 득표율은 범보수 표심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개혁신당이 보수표를 나눠갖는 셈이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22~24일 서울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4.4%p)에 따르면 곽상언 민주당 후보(43%),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33%),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4%)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총선 국민의힘이 승리했던 ‘반도체 벨트’의 용인갑에서는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21~23일 선거구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4.4%p) 결과 이상식 민주당 후보(48.2%),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40.5%), 양향자 개혁신당 후보(3.1%)로 나타났다. 중부일보 의뢰로 데일리리서치가 21~22일 화성을 선거구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0%p)는 공영운 후보(47.4%),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22.9%),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21.2%) 순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표심 분산의 원인으로 낮은 대통령 국정지지율 꼽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출범한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는 초반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당 지지율 상승을 가져왔지만,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원톱 체제 한계’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개혁보수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 등판, 개혁신당과 단일화 논의 등이 거론되지만 여권 주류에서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표 분산은 현 정부·여당의 확장성과 맞닿은 문제”라면서도 “전통적인 보수층에서는 유승민·이준석에 대한 반감이 크고, 두 사람도 국민의힘과 손잡을 의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용인갑 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양향자 후보는 전날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 “개인 경력만 가지고 이원모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한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