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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과 야당대표 어서 만나 민생·국정 협치 논의부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하고 여당은 참패했다. 11일 개표 결과 254개 지역구 중 더불어민주당은 161곳, 국민의힘은 90곳에서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례대표 46석 중에선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 조국혁신당이 12석을 확보했다. 진보계열 범야권 의석만 190석에 육박한다. 여당은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모두 합쳐 108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개헌안 의결정족수’인 200석엔 못 미쳤지만 여당과의 큰 격차로 단독 과반을 달성했다. 국민의힘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에 필요한 120석조차도 확보하지 못했다.

2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진보에서 보수로의 정권교체를 선택했던 국민은 이번엔 정부와 여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역대 최대 수준의 의석차로 ‘여소야대’를 만들며 집권세력을 엄중하게 심판했다. 총선에 드러난 민심은 윤석열 정부에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장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생 고통과 의사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비롯, 주요 국가적 과제 해결에 정부의 역할이 부족했고 잘못됐다고 국민은 냉정하게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잘해서 승리를 얻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민주당 단독으로는 지역구와 비례를 합친 의석수가 지난 총선보다 줄었다. 총선 전 각종 여론조사 정당지지율만 놓고 보면 선거 결과의 압도적인 숫자와는 달리 여야간 유의미한 격차가 없었다. 막상 개표를 해보니 여론조사나 출구조사 결과가 뒤집혀 민주당 후보가 패한 주요 격전지도 적지 않다. 선거과정에선 이른바 친명과 비명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공천과 일부 후보들의 막말·부정·비리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야권의 승리는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으로부터 얻은 반사이익의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유권자들은 여당이 투표 직전 호소했던 ‘개헌 저지선’ 만큼은 지켜줘 야당의 폭주를 경계했다.

국제질서와 대내외 경제환경은 급변하고 있고, 민생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총선이 끝났지만 국민의 불안과 걱정은 더 크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과 여당의 리더십 혼란이 우려된다. 제1당인 민주당과 3당이 된 조국혁신당은 각각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방탄국회’가 재현될 수 있다. 정부·여당의 불통과 야당의 오만한 입법독주가 차기 국회에서도 이어질까 두렵다.

더이상 정쟁과 갈등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동서가 빨강과 파랑으로 나누어진 총선 결과의 지도는 국민통합의 시급성을 웅변한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정안정과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여야가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야당은 국정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어서 만나 국정운영을 놓고 대화해야 한다. 정당의 이익보다는 국익을 앞세우는 협치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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